작년 딱 이맘때는 생애 첫 집 계약을 무사히 마치고 인테리어라는 세계에 막 입문했을 때이다.
전 집주인이 살고 있는데 양해를 구하면서 시공 후보자들과 집 구조를 살펴보러 왔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현장을 보지 않으면 견적을 줄 수가 없다는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공사를 모두 마치고 생각해보니 작업자들의 말에 100% 공감이 간다)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경험이나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 세계에 처음 입문했을 때는 정말 혼돈의 카오스였다. 정형화/규격화와는 거리가 아주 먼 동네이다 보니 대체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특히나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호기롭게 '셀인'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했기에 친절한 설명을 해줄 인테리어 실장님 같은 분은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은 닥치는 대로 소스가 있는 곳이라면 모두 들어가서 공부를 했고, 한 일주일 정도 외국어로 된 책을 읽는 느낌으로 정보들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넣다 보니 어느 정도 프로세스에 대해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입문_기초지식쌓기
공정 순서 스터디 (철거-샷시-설비-전기-목공-타일-도장-싱크-도기-청소-입주)
#결정_시공방식과 시공범위 결정
각 공간별 구체적인 시공 내역 정리
#컨택_시공자들 컨택, 견적 산출
현장 방문으로 견적 산출
#계약_가계약금 입금, 세부 일정 스케쥴링
달력에 각 공정별로 날짜 배분
#진행_HELL GATE OPEN
결혼 준비보다 30배 힘들었던 셀프 인테리어
(결혼식은 딱 하루 당일이면 끝나지만 인테리어는 그보다 더한 정신없는 날이 연속으로 30일 이상 지속됨)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5주를 버텨냈고, 어느새 입주를 마쳤다. 2021년 구정이 끝나자마자 꽤 추웠던 겨울 날씨에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작업이 끝나고 나니 어느새 벚꽃이 피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절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가구나 소품들이 모두 자리잡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집 꾸미기는 현재 진행형이고, 지난달의 집과 이번 달의 집은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취향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자잘한 소품들과 가구들을 새 식구로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2021년이 가기 전에 집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Before & After를 포함해 유튜브에 첫 영상을 업로드해보았다. 사실은 인테리어의 성지인 오늘의 집에 온라인 집들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져 사진을 찍는 김에 영상까지 제작해보았다. (상세 견적은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