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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인간 Sep 04. 2019

자만과 당당함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자가 성찰

시간이 갈수록 집착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의 현재의 위치를 기준으로 목표하고자 했던 모습에 얼마큼 가까워지고 있는지 체크하는 습관. 과연, 작년에 매미소리가 가실 늦여름 즈음 난 어떠했는지, 현재와 다를 바가 없는지를 스스로 되묻는다.


나는 비교적 철저한 사람이다. 스스로 평가하기가 멋쩍기는 하지만 나름 계획이 있는 삶을 즐거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의 방랑했던 내 모습이 너무 어처구니없고 창피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던 나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자기비판을 통해 자기 연민을 거쳐 좌절하지 않는 수준에서 자기 통찰하기를 항상 염원했다.  


그런 일부의 내 모습을 보곤 누구는 자만심이 가득하다고 할 수도 다른 이는 당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과거의 나라면 타인의 평가에 대해 일거수일투족 집착하며 괴로워했겠다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경험한 바로는 타인의 잣대가 옳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매듭짓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럴 생각을 할 시간에 하다못해 명상이나 책을 읽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이후로 극심했던 역류성 식도염도 나아지길 시작했다. 자만과 당당함은 엄연히 다른 성질의 특성이라는 것을 그렇게 이해하기 시작했다.


당당하다는 것은 바꿔 말해 자신감이 가득하여 태도가 떳떳한 상태다. 자만하다는 것은 남과의 비교우위를 통해 남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상태다. 참 웃긴 건 자만은 본인을 기준으로 타인을 잣대를 재어보는 어리석은 행위다. 그래서 자만하다고 남을 평가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으며 남을 항상 자신보다 우위로 본다. 안타까운 일이다.


당당함의 개념과 성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그 태도를 습관화하려고 노력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당당한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내가 느꼈던 분위기와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들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무한한 신뢰감을 주었다. 확신에 찬 반짝이는 그 눈빛은 다른 곳에 시선을 뺏기지 않고 그 순간에 집중하도록 해주었다. 당당함이란, 본질에 가까울 정도로 자가 성찰을 이룬 후에 나올법한 결코 부끄럽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자만하지 않고자 하며 당당하고자 한다. 설령 지금이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나중은 항상 그러하고 싶다. 당당하게 나의 일을 하고 당당하게 나의 의견을 피력하며 당당하게 나의 결과물을 인정받고 보상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잘못 가르쳐준 겸손이라는 미덕을 신경 쓰며 불의와 부정함에 눈감지 않겠다. 또한 자만이라고 칭하는 그릇된 타인의 시선을 정당하게 거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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