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의 원리

생물학적 성장과 통찰력은 별개다. 그렇다면 통찰력은 어떻게 얻는가?

우리는 생물학적 혹은 사회학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중에 특히 사람의 성격은 사회학적 성장과정과 인생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인생 경험이 구체적으로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배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성장하며 꾸준히 배움을 통해 지식을 학습한다. 학습된 지식의 조각들로 특정 분야의 이론과 인생관을 설립해간다.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과 상황에 따라 시행착오를 겪어오며 새로운 사실을 습득해간다. 이러한 과정을 언어로 정의하자면 바로 '성숙'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런 의미에서 성숙한 사람이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과거의 경험과 사실을 많이 경험한 자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대게 성숙한 사람이라면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통찰력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통찰하여 사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성숙과정을 통해 생겨난 통찰력이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회는 개인 간의 안정적이고 의존적인 관계를 통해 여러 방식으로 생존과 직결되며 자연과 적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그렇듯 사회적인 관계 욕구는 쾌락만큼이나 기본적인 인간의 본능 욕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계를 통해 불확실함을 극복한 경험. 즉, 통찰력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이자 필요한 도구다. 

그렇다면 나이와 함께 통찰력은 강해지는가? 이러한 명제를 던져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통찰력이란 다양한 경험과 상황을 대처하면서 얻은 경험이지 꼭 나이가 많다고 다양한 경험을 지녔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많다는 것은 나이가 적은 사람보다 확률적으로 그간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는 판단할 수 있겠다.

인생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 통찰력은 매우 중요한 도구다. 통찰력을 얻었다면 새로운 사실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복합적 사고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누군가는 통찰력을 통해 지위와 권력을 획득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가정은 확률적으로 통찰력이 없는 사람보다 비교적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불행히도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와 통찰력을 비례하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젊은 청년에 비해 편협한 사고에 갇힐 확률이 높다. 편협한 사고란 본인이 경험하고 깨달은 특정 범위 내에서 모든 상황과 경험을 해결하려 드는 것이다. 쉬운 현대말로 '꼰대 본성' '자가당착'과 같은 단어로 바꿔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와 원리는 모든 경험을 통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통찰력이란 사회를 표현하고 해석하는 하나의 가정된 도구일 뿐이지 그것이 진리이자 근본이 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 의하면 통찰력은 기존의 가치관을 죽여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회적으로 약속되고 확립된 가치나 이념을 넘으려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다.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사회적 이념과 확립된 가치의 틀 안에서 사고한다. 이로 인해 하나의 대상에 대해 기존에 약속된 용도로서 사용할 뿐이지 그것에 대해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려는 수고로움을 깨우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러한 방법이 매우 쉽고 사회적 합의로 인해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찰력을 얻으려면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지적인 수고로움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본인의 틀 안에 갇혀있는 확립되고 합의된 가치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태도가 형성되어야 한다. 일말의 가능성까지 고려할 수 있는 복합적 사고방식을 습관화하여 통찰력을 통해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자 하는 지적인 수고로움을 받아들인다면 통찰력을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완전한 성숙이자, 완전한 성숙의 원리로 가는 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