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와 리스크로 인해 변화하는 삶의 즉시성을 즐겨보자
삶은 늘 변화의 연속이다. 또한 삶을 구성하는 주된 요소는 바로 습관이다. 습관을 통해 생활의 일부분이 변화하며 변화한 생활의 일부분이 나의 삶을 채워간다. 이렇듯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아가는 요즘이다. 일상다반사.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30세 중반이라는 타이틀은 내게 체력의 고갈을 선물했으며 나 이외에 책임져야 할 대상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끝없이 주입시킨다. 24시간 속에서는 수시로 결정해야 할 선택권이 등장하고 이 결정들로 인해 내 삶의 사소한 변화들로 내 삶의 틀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선택의 무게가 깊어지고 둔탁해질수록 고심이 늘어나고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이는 내 삶의 틀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깨닫고 보고 있는 시간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사소한 결정이더라도 이것이 향후의 내 인생에 달라진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지난 2017년에 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결정하기 위해 내 선택권에는 두 가지 대상이 있었다. 하나는 주상복합 아파트였고 하나는 3천 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였다. 물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는 아파트 열풍이 비교적 한산한 시절이었고 당해지역 거주요건과 2자녀,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으로 어느 아파트를 선택하더라도 난 충분히 청약 당첨될 여력을 갖고 있었다.
난 가능성 있는 3천 세대 대단지 아파트를 택했다. 3년이 지난 2020년 지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아파트인 주상복합 아파트는 현 시가로 분양가 대비 4배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내가 선택한 3천 세대 대단지 아파트의 현 시세는 분양가 대비 2배일 뿐이다. 사소한 나의 결정으로 인해 미래의 내가 받아야 할 이득의 결과가 무려 2배가 차이가 난다. 물론 그 아파트마저 놓쳤다는 가정과 변수에 비하면 난 충분히 행복해해야 하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내가 놓친 기회비용에 대한 생각을 떨치려야 쉽게 떨칠 수는 없다.
과거의 어린 시절에는 선택의 기로에서 충분히 되돌아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번복의 기회가 있었다. 하나 지금의 30대 중반의 난 되돌아갈 시간적 여유와 번복의 기회가 없다. 단 한 번의 결정, 그리고 그 결정으로 인한 주어진 결과. 이 문장은 때로는 내 가슴속에 비수를 꽂기도 하고 쾌재를 불러오기도 한다. 기회는 연속으로 등장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난 비록 집을 선택함에 있어 아쉬운 결정을 했지만 다른 선택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었다.
또 하나의 경험을 들자면, 난 올해가 시작되기 전 2019년. 일본과 우리나라가 무역전쟁을 치르는 그 시기에 제법 큰돈을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 내 나이에 비교적 과감한 금액이었기 때문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나, 그 당시 읽었던 책에 저자는 1980년대 술자리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했으며 현재에 이르러 그 결정을 하지 못해 기회를 날린 에피소드를 말해주고 있었다. 난 과감하게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지금 원금 대비 40% 육박하는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무역전쟁이 가속화되고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이 대세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2019년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적지 않은 투자수익을 통해 나는 내 그릇을 키워가는 연습을 했다. 정기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이론적 공부와 더불어 각종 경제상황에 대해 첨언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했다. 부단하게 시간을 쪼개어 틈이 날 때마다 경제 관한 책을 읽었고 내 생애 처음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근 한 달 정도는 그 습관을 지키기 힘들었으나 현재는 매달 3권 정도의 책을 꼭 읽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그 습관을 지켜내고 있다.
정확히 기억한다. 2019년 12월에 투자한 미국 주식. 바이오 기업이었고 현 재무제표과 기업실적은 비교적 좋지 않았으나, CEO의 철학과 마인드, 기업에 대한 장래성이 매우 밝았다. 난 이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일주일을 고심했고 결국 투자하기로 결정한 후에 1천만 원을 투자했다. 내가 산 미국 주식은 2020년 2월 코로나 역풍을 맞게 되어 약 70% 원금손실을 냈다. 두렵고 무서웠으며 확정되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손실로 인해 피곤한 날들을 보냈다. 가끔은 잠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평정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리고 2020년 8월. 속된 말로 8개월 만에 대박을 경험했다. 그 바이오기업은 코로나 시즌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했고 미국 FDA 승인을 받게 되면서 -70%에서 300%의 수익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고 난 또 한 가지의 배움을 얻었다. 기다린다면 반드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그 배움. 투자에 있어 여유로움과 평온함, 그리고 평정심을 가져야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선택했다면 내 선택이 잘못되더라도 어떤 뉴스가 흔들더라도 나를 믿어야 한다는 그 사실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운도 따랐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점검하고 기업을 분석했더라도 코로나라는 변수에 따라 그 기업이 진단키트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기업은 그저 다가온 위험변수에 태생적으로 극복해낼 수 있는 근성과 방법을 스스로 깨우쳤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그 기업의 내력이자 가능성이었다. 그리고 내 선택에 있어 초조해하는 나를 위해 하나님께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이다.
이렇듯 다사다난한 에피소드를 겪어가며 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를 나는 '트랜서핑'이라고 스스로 칭하고자 한다. 마치 파도의 파동을 따라 파도 속을 교묘히 타고 노는 서퍼들처럼, 통제되지 않은 변수와 위험을 맞이하며 당황하지 않고 그 변수와 위험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삶의 트랜서핑을 일궈내기 위해 나는 사소한 습관으로 삶의 변화를 이루고자 노력하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아침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독서를 하고 있고 평정심과 여유로움을 잃지 않기 위해 본업에도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똑같은 일상을 유지하고 통제된 지출관리, 예상치 못한 수익에 대한 겸손함과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사소한 변화는 당장 느껴지지 않지만 쌓이다 보면 큰 변화를 이루게 한다. 내가 존경하는 투자 석학 ‘레이달리오’의 저서, <원칙>에 나오는 문구로 이 글을 끝맺고자 한다.
“시간은 끊임없이 결정을 요구하는 현실로 우리를 인도하는 강이다. 우리는 이 강을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고 현실과의 만남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으로 현실에 다가설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