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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고히 Dec 05. 2023

그간의 이유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반가움의 인사와 함께 어쩐일인지, 사죄의 말씀도 함께 드려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바야흐로 쌀쌀한 겨울이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글을 올린 뒤로 몇 달 동안 이 공간을 비워두고 있었습니다. 짧게나마 함께 배움의 시간을 가졌던 학인분들께 특히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나간 버스를 바라보는 행인의 심정으로요.


 그간에도 계속 읽고, 썼습니다. 지난 주 쯤엔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려다 보니 이게 웬걸, 총 12권을 빌릴 수 있다고 나오더군요. 여섯권이 늘어난 숫자였습니다. 강동구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겠습니까? 드디어 초보운전 딱지를 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괜히 방방 뛰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을 애써 참았습니다. 잘 뭉쳐두었다가 집에가서 글로 풀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꾸준히 조금씩 써왔습니다. 모두를 위한 공간에 나누질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했던 그간의 이유는 사실, 참 별 것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쓰는 것보다 '써보이는 것',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써서 인정 받는 것'에 더 목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좋아요는 몇개가 눌리었는지 조회수는 몇 회인지 따위를 신경썼습니다.


 온전히 스스로가 원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쓰기를 타인의 반응에 넘겨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혼자만의 공간에만 썼습니다.


 그러다 <글쓰기의 최전선>을 만났고 작자의 절실함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또 다른 책들을 통해 배움이 쌓이면서 타인에게서 어떤 반응이 오던간에 제가 찾은 글짓기의 의미가 퇴색지 않을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 공간을 찾을 용기가 생겼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자리이니 만큼 더 잘쓰고 싶었는데 역시 아직 공부가 부족한가 봅니다. 문장사이도 매끄럽지 못하고 툭툭 끊어집니다. 유달리 피곤했던 하루 탓으로 돌려봅니다.


 올 연말까지 자비출판의 형태로 꼭 책을 낼겁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낼 생각이라, 구입을 하실수는 없겠지만 응원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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