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시계

할머니의 사랑

by 갠차나


나에게는 지금 멈추어 있는 시계가 있다
바늘도 멈추고, 째깍거리는 소리도 멈춘
하지만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손목시계


돌아가신 할머니가 거리에서 껌을 팔아

중학교에 입학하는 첫 손녀를 위해

선물로 사주신 시계다


가난했던 서울 변두리 삶에

너무 과분했던

오리엔트 아날로그


이십 년을 넘게 밤이나 낮이나

항상 나와 함께였기에
꼬질꼬질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던 시계

어느 날 실수로 유리가 깨졌고

이런저런 시도에도 고칠 수가 없었기에
한동안 내 손목은 금단 증후군을 앓았다

시계를 안 찬 지 이제는 아주 오래지만
할머니가 주신 소중한 시계는

아직도 돌아가고 있다,

내 마음속에 멈추지 않는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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