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도서관에서 하는 글쓰기 수업을 듣는다.그로 인해 수요일 자정까지 보내야 하는 글쓰기 과제가 있는데, 나는 매번 마감시간을 임박해 과제를 제출한다.
물론 나의 게으름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단언컨대 과제를 계속 미루기만 한 건 아니다. 토요일 오전부터 머릿속엔 온갖 문장들이 뒤죽박죽 떠다닌다.
불안을 잠재우려 온 집안을 청소하고, 미처 채워 지지도 않은 분리수거박스를 비운다. 글쓰기 관련 영상을 보거나 책도 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첫 문장을 쓰지 못한다.
이도 저도 아닐 거면 차라리 뜨개를 하자 하고 지난번 떴던 레이스 뷔스티에를 이번엔 블랙으로 떠서 완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한 줄도 쓰지 못한다.
급기야 나는 싱크대 수채망을 치약으로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닦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늘 첫 문장은 마감일 9시가 되어야만 겨우 써냈다. 한번 쓰기 시작하면 초고를 완성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퇴고하는데 머리를 쥐어뜯는다. 다섯 번쯤 읽어보면 다 지워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과제를 제출해야만 수업을 갈 수 있다. 보내놓고 이불 킥하다 잠들더라도 일단 보낸다. 다행스럽게도 글쓰기 선생님은 늘 수고했다고 답장을 보내주신다. 다양한 사람들이 수업에 참여하는데 그분들의 글을 읽는 일이 꽤 흥미롭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듣는 것과 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일은 무척이나 다르다고 깨닫는다.
이 수업이 끝나면 매주 글을 안 쓸 것이 분명하다. 그 점이 조금 섭섭하다. 하지만 당장 수요일 마감을 지켜 새로운 글을 써내야 하므로 나는 또 내일부터 머릿속 문장들이 비행을 시작할 것이다. 선생님이 매주 하시는 말씀을 기억하자. 일단 쓰세요! 쓰고 생각하세요!! 이번에는 꼴찌 제출을 면해보자. 과연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