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No.5
실수로 놓친
유리잔처럼
산산조각 난
마음 추스려
길을 나섰다.
어두워진 길
가로등 켜져
야음을 쫓고
나는 서둘러
길을 걸었다.
큰길가에서
좁은 골목길
더 걸어가면
허름하지만
정겨운 그 곳
오래된 입구
거세게 밀면
부서질까봐
조심스럽게
돌려 열었다.
안녕하세요
들어오셔서
자리에 앉아
마음 속 근심
털어버려요
웃으며 건넨
인사말 뒤로
뭐 드릴까요
주문할 것을
묻는 주인장
한 잔 따뜻이
마시고 싶어
주문을 한다.
알겠습니다
잠깐 계세요
좀 기다리니
달칵 놓이는
따뜻한 한 잔
이어 나오는
장아치 그릇
한 모금 홀짝
장아치 한 입
달콤하지만
시큼씁쓸한
혼란스런 맛
문득 떠오른
삶이라는 것
달콤하면서
시큼씁쓸한
뒤죽박죽 맛
그렇더라도
따뜻한 한 잔
이 느낌으로
살아봄직한
삶이라는 것.
산산조각 난
흩어져버린
마음 조각을
한데 모아 준
따뜻한 한 잔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
(이천이십이 년 시월 열 여덟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