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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Jan 30. 2021

내가 나다워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에

열 번째 이유

J

  너를 만나면 내가 나 다워질 수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와 있으면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편안하다. 솔직한 내 생각들을 내가 보통은 숨기고 싶어 하는 내 단점들도 쉽게 얘기할 수 있다. 아마도 너와 내가 공통점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고 서로의 성향이 잘 맞아서 일 수도 있고 그냥 네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풀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지도 못한 연애도 해 왔었다.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솔직하지 못한 말을 했었고 내가 원하지 않는 일도 했어야 했다. 아마 너도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그런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장의 문제는 피할 수 있겠지만 그건 스스로를 해치는 일인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날 때 마음속 어딘가가 불편하고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그 관계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것 같다. 사실 성인이 되어서 가지게 되는 인간관계처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관계에서야 그런 것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부부 관계는 다르다.


 내 반려자는 내 인생의 중후반을 같이 보낼 동반자이다. 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껏 우리가 각자 살아왔던 시간보다 긴 우리가 함께 보내야 하는 우리의 미래이다. 어떻게 보자면 당장 우리가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과 감정은 먼 훗날에는 부차적인 것일 수 있다. 서로에게 거리낌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 상대방이 나를 이해하고 응원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는 내게 그런 사람이다.




S

  너도 알겠지만 내 이상형이 배울 것이 있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뭐 한 가지는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이상형에는 항상 따라오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그 멋진 상대방에 걸맞은 내가 되기 위해 나도 내가 멋있는 척을 하곤 있었다.  그런 연애는 항상 얼마 가지 못해 현타가 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던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다던지 그런 일이 발생함으로써부터 기인한.


 하지만 너와의 만남은 달랐다. 너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멋있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그런 네 앞에서 항상 가장 나다울 수 있었다. 그건 아마 우리의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내가 그 어떤 말을 할지라도 넌 내 말을 내 편에 서서 들어줄 거라는 생각이 자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게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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