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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Jan 30. 2021

너와 함께 있으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열여섯 번째 이유

J

  누군가는 결혼하면 안정감을 찾는다고 하고 누군가는 안정감을 찾으려면 차라리 클래식을 들으라고 한다. 둘 다 맞는 얘기 같다.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혼 생활이 그렇게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년, 재작년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내가 새로 옮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멘털이 강한 줄 알았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이 너무 바쁘거나 많거나 하지도 않았는데도 회사에 가는 일이 너무 스트레스였고 자신감도 많이 잃어버렸었다. 그때 네가 내 옆에 있다는 것, 내 얘기를 들어주고 주말을 함께 보낼 사람이 있다는 게 내게 많은 위로와 안정을 가져다줬다. 그래서 내가 네게 지나치게 의지하기도 했을 만큼.


 네가 옆에 있으면, 네 목소리를 듣고 나면 나는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진다. 네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이 내게 많은 위로가 된다. 혼자 늦은 시간까지 일하다가 받는 너의 전화가 나를 더 기운 내게 만든다. 나도 네게 그런 사람이면 좋겠는데 시차 때문에 힘든 저녁을 너는 언제나 항상 버터내야 한다. 나는 그게 항상 너무 미안 기도 하다.





S

  이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이중적인 면모를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나도 당연히 열외는 아니다. 나는 좀 자주 주위 사람들로부터 특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추정컨대 가끔은 지나치게 외향적이고 또 가끔은 지나치게 내성적이라 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 특이하다는 말이 참 무서웠다. 지금은 그런 내가 좋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정도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미친 텐션은 여전히 나를 감싸고 있고 또 가끔 내 동굴로 들어가 온전히 내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항상 적당한 기분을 유지하고 있는 네가 좋다. 물론 네 나름대로 감정의 굴곡이 있겠지만 어찌 내 것만 하리니. 오빠가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순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라 좋다. 가령 배가 고프다 던 지, 지나치게 피곤하다 던 지. 항상 롤러코스터를 타는 내가 저기압일 때 전혀 웃기지 않는 농담으로 풀어주려 부단히 애쓰는 네가 좋다. (가끔 더 열 받을 때도 있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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