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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Jan 31. 2021

내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무 번째 이유

J

  우리가 비록 조금씩 멀어지더라도, 매일 널 보고 얘기를 나누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은 예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미안하게도 가끔은 일과 같은 스트레스가 머리를 가득 채워 네게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예전과 다름없이 너를 사랑한다.


 매일 너를 그리워하며 잠에 든다.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네가 보고 싶다. 좋은 카페나 맥주집을 찾았을 때도 네가 보고 싶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도 네가 보고 싶고, 좋은 경치를 볼 때도 그렇다. 네가 잘 먹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다. 늘 네가 옆에 없는데도 너라면 뭘 모를까, 너라면 뭘 좋아할까, 너라면 여기를 좋아할 텐데 같은 생각들을 하곤 한다.


 베개도, 의자도, 접시도, 우리 집에는 모든 게 두 개씩 있다. 네가 옆에 없는데도 나는 늘 네 자리를 비워놓고 지낸다. 혼자 찾아가면 좋은 곳보다는 둘이서 갔을 때 좋은 곳을 먼저 찾는다. 지금이 너와 함께 보낼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네 반자리는 쓸쓸하다. 이곳에 온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난 조금도 달라지지 못하겠다. 네가 내 옆에 있으면 좋겠다.




S

  난 최근 내가 너무도 가고 싶었던 새 직장에서의 합격을 통보받았고 최종적으로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다. 너에게도 한번 얘기했고 속으로 수없이 고민했다. 내 꿈이라는 이유로 내 생각만 해서 이렇게 이직을 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가 함께하는 날을 늦추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하지만, 넌 캐나다로 오게 되면 다시 모든 내 커리어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고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 것이며 이 과정 또한 내가 캐나다에서 구직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며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늘 누구보다 내 의견을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네 존재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너에게 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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