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going to live forever in me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초 가을 아침, 회사 앞에 데려다주던 너에게 따뜻한 캔 커피를 사 마시는 게 어떻냐고 물어봤던 게 우리가 얼굴을 마주 보고한 마지막 대화였는데.. 그날 강남까지 꽉 막힌 도로에서 우리가 전날 헤어졌다가 다시 함께하고 있는 자체가 바보 같으면서도 꿈같다고 쉼 없이 깔깔 거렸지,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의 대가로 진 작지 않은 대출을 작년에서야 다 갚고, 이틀 전 인생의 첫 대학 면접을 보고 일주일 뒤면 준비했던 공인중개사 2차 시험을 남겨두고선 11월부터는 토익 학원도 다닐 거고 내년엔 세무사 준비도 할 거라며, 나를 만나 정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고맙다는 말을 수 없이 했었지, 너의 미래 그리고 나와 함께 할 미래가 벌써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고 말이야
아직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참 행복하다가도 너무 억울해, 너 같이 착한 사람, 한 없이 긍정적이고 아침저녁 가릴 것 없이 성실하게 사는 사람, 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한 없이 순수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 늦둥이 외동아들로 태어나 노부모의 팔다리로 살아온 너를 왜 그렇게 일찍 데려가신 걸까, 내가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
내가 앞으로 너와 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세상에서 너와 같은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그리고 그 사람과 내가 우연히 만나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어느 순간부터 넌 내가 너에게 참 과분한 사람이라는 말을 했어, 네가 너무 준비가 되지 않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3년 안에는 꼭 내 옆에 있고 싶고, 우리 가족한테서도 인정받는 남자 친구가 되고 싶다고, 모은 돈이 얼마 되지 않지만 돈의 흐름을 공부하고 꾸준히 노력해서 부자가 돼서 내가 회사에서 잘려도 네가 날 먹여 살리겠다고 말이야.
..
나는 말이야,
너와 짧게 이별하고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 중에 나는 오히려 너를 만나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생각했어. 항상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어렵고, 이별이 시작보다 더 쉬웠던 나에게.. 나를 더 알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애라는 것, 그리고 관계와 결부된 수만 가지의 불가피한 감정에 대해 태어나 처음으로 깊게 생각해보고, 나 스스로도 돌아보게 해 줘서.. 네 말대로 난 누군가한테 한 번도 최선을 다해본 적도 없으면서 상대방에 게서 원인을 찾고 냉정하게 헤어지며 스스로가 쿨한 사람인 마냥 아무 죄책감 없었으니까.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 나는, 너 덕분에 알았어. 정말로..
세바시 영상에서 어떤 교수님이 그러시더라, 연애라는 건 너라는 책을 선물 받는 건데 사람들은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 책을 안다고 생각한대. 근데 그게 아니라 책을 받았으면 공부해야 하는 거라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감정이 맞지만, 그 두 사랑이 만나 '관계'를 만들고 이 것을 건강하게 지켜나가기 위해선 서로 끝없이 배우고 표현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을 학습한다는 행위 자체가 사랑의 본질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생각하는 자체를 꺼린다고.. 넌 이미 이걸 알고 있었을까?
처음부터 사람의 수명이라는 것은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걸까 모르겠어. 네 사주에는 30대부터 대운이라고 했었는데 말이야.
네 짧은 인생에서 가을 아침의 햇살처럼 찬란하게 반짝거리던 그 순간에, 내 곁에 와서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욕심이겠지만, 나도 네 인생에 그런 존재로 기억되며 좋겠다..!
벌써 4 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