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승 Nov 19. 2021

4재일

You're going to live forever in me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가을 아침, 회사 앞에 데려다주던 너에게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어떻냐고 물어봤던  우리가 얼굴을 마주 보고한 마지막 대화였는데.. 그날 강남까지  막힌 도로에서 우리가 전날 헤어졌다가 다시 함께하고 있는 자체가 바보 같으면서도 꿈같다고  없이 깔깔 거렸지,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의 대가로  작지 않은 대출을 작년에서야  갚고, 이틀  인생의  대학 면접을 보고 일주일 뒤면 준비했던 공인중개사 2 시험을 남겨두고선 11월부터는 토익 학원도 다닐 거고 내년엔 세무사 준비도  거라며, 나를 만나 정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2 인생을 살게   같아 너무 기쁘고 고맙다는 말을  없이 했었지, 너의 미래 그리고 나와 함께  미래가 벌써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고 말이야




아직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참 행복하다가도 너무 억울해, 너 같이 착한 사람, 한 없이 긍정적이고 아침저녁 가릴 것 없이 성실하게 사는 사람, 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한 없이 순수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 늦둥이 외동아들로 태어나 노부모의 팔다리로 살아온 너를 왜 그렇게 일찍 데려가신 걸까, 내가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


내가 앞으로 너와 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세상에서 너와 같은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그리고 그 사람과 내가 우연히 만나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어느 순간부터 넌 내가 너에게 참 과분한 사람이라는 말을 했어, 네가 너무 준비가 되지 않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3년 안에는 꼭 내 옆에 있고 싶고, 우리 가족한테서도 인정받는 남자 친구가 되고 싶다고,  모은 돈이 얼마 되지 않지만 돈의 흐름을 공부하고 꾸준히 노력해서 부자가 돼서 내가 회사에서 잘려도 네가 날 먹여 살리겠다고 말이야.

..



나는 말이야,

너와 짧게 이별하고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 중에 나는 오히려 너를 만나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생각했어. 항상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어렵고, 이별이 시작보다 더 쉬웠던 나에게.. 나를 더 알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애라는 것, 그리고 관계와 결부된 수만 가지의 불가피한 감정에 대해 태어나 처음으로 깊게 생각해보고, 나 스스로도 돌아보게 해 줘서.. 네 말대로 난 누군가한테 한 번도 최선을 다해본 적도 없으면서 상대방에 게서 원인을 찾고 냉정하게 헤어지며 스스로가 쿨한 사람인 마냥 아무 죄책감 없었으니까.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 나는, 너 덕분에 알았어. 정말로..


세바시 영상에서 어떤 교수님이 그러시더라, 연애라는 건 너라는 책을 선물 받는 건데 사람들은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그 책을 안다고 생각한대. 근데 그게 아니라 책을 받았으면 공부해야 하는 거라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감정이 맞지만, 그 두 사랑이 만나 '관계'를 만들고 이 것을 건강하게 지켜나가기 위해선 서로 끝없이 배우고 표현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을 학습한다는 행위 자체가 사랑의 본질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생각하는 자체를 꺼린다고..  넌 이미 이걸 알고 있었을까?


처음부터 사람의 수명이라는 것은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걸까 모르겠어. 네 사주에는 30대부터 대운이라고 했었는데 말이야.

네 짧은 인생에서 가을 아침의 햇살처럼 찬란하게 반짝거리던 그 순간에, 내 곁에 와서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욕심이겠지만, 나도 네 인생에 그런 존재로 기억되며 좋겠다..!


벌써 4 재일,


작가의 이전글 템플스테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