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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승 Nov 13. 2021

템플스테이

법당에서 운다는 것의 의미


저녁예불 시간, 종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그중  가지 종은 타종을 통해 허공 세계를 날고 있는 중생들이 영원한 안식을 얻는 것을 기원하는 것이라 했다.  저녁 시간의 절은 이런 모습이구나. 기이하게도 별 이질감 없이 독음하시는 반야심경에 따라 합장을 했다.


이번 주 어디선가 읽었던 한 스님의 어록에서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중 보통 사람의 모습을 한 부처님이 계실지 모르며, 이는 너에게 깊은 가르침을 주려 내려온 것일지 모르니 모든 사람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


그 순간 혹시 네가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포교하러 온 부처가 아녔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그리고 네 가족과 친구들에게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또 오늘 주어진 하루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러 온 그런 젊은 부처.


그렇다면 너무 억울하기도 했다,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 알려주셔야 했을까.. 그렇게 어린 나이에 꽃은커녕 줄기도 바로 서기 전에 꺾어 버렸어야만 했을까?

목숨을 내놓은 대가로 넌 천국으로 갈 수 있게 될까 혹은 다음 생애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걸까?





몇 번인지 모를 끊임없는 절을 하며..

절실하게 알게 되었노라고, 주변 사람들 더 아끼고 사랑하고, 내 삶에서 함께하는 행복과 사랑이라는 가치에 집중할 테니... 이제 더 이상 네 빈자리에 가슴 아파하는 네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런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법당을 나오는 길에 한 스님께서 휴지를 몰래 끄집어 드는 날 발견하고선 기쁨에 찬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법당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좋은 일이에요! 업보를 씻어냈을 겁니다.'


...

착한 네가, 사람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 준 네가 꼭 천국에 갔으면 좋겠다.

네 다음 생은 꼭 길고 찬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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