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메이플 : 슬라임 농장주와 헤네시스 건물주

깊이 시리즈 1. 제약과 깊이에 대한 생각

by 호지차와 낙지좌

1. 아무런 제한 없는 게임을 한다면


RPG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그 어떤 제약도 없는

게임이라면 어떨까?

몬스터를 잡고, 레벨을 올리고, 전직을 하고.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상상해본다. 몬스터를 굳이 잡지 않아도 된다.

몬스터를 가축화해서 팔아도 되고 <던전밥>처럼

몬스터로 요리를 해도 된다.

헤네시스에 건물을 사서 값이 오르길 기다려도 된다.


헤네시스 머쉬룸자이 8억

어떨까? 무척 흥미로울 것 같긴 하다.

그러나 게임시간이 늘어날수록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할 것 같다.

'내가 하는 일 과연 괜찮은걸까?'하는 생각이 게임을

하는 도중 틈틈이 떠오를 것만 같다.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순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룰이 있고

정확히 무엇을 해야할지 대강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복잡한 게임이든 ‘룰이 없는 게임’은 없다.


메이플스토리는 눈앞에 몬스터를 잡고 전직하고

레벨을 올리고 전직도 해야 한다. 시장에서 물건을 팔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룰은

분명히 정해져있다. 분명한 제약과 방향성이 존재한다.


RPG게임 세대로서 당당히 말하지만 게임은 엄청나게

집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집약적인

노력할 수 있는 이유는 해야할 것들이 어느 정도

결정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상상하건대 게임에 제약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정기적으로 돈을 들여 가본 적 없는 맵을 여행하기도

하고 그 여행지를 찍어서 좋아 구독 좋아요 해도 된다.

몬스터 연구학자가 되어 유전자 변형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게임을 하다보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행동보다 앞설 가능성이 크다.


슬라임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헤네시스 건물값이

치솓았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2. 거대한 거미줄 위의 우리


그래서 게임은 좋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모순적이지만 제약을 받아들이는 것은 한편으로 깊게

들어갈 자유를 준다.'숙련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자유. 숙련이 자유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투여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것이 생기지는 않을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즉 FOMO(Fear of missing out) 상태에 놓인다.

(FOMO는 아직 책을 다 안 읽어서 인용은 못하겠다..)


우리는 아주 거대하고 세세하게 영역이 쪼개진 거미줄

위에 살고 있다. 저편에서 아주 작은 건드림이 여기에

있는 거미줄까지 진동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진동을

빨리 캐치해야만 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할 일에만

집중하여 깊게 파기는 무척 곤란하다.


단지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시간이 있어도 그

시간을 거미줄의 반동을 예민하게 느끼기 위해서

써야만 한다. 그리고 그 거미줄의 경계는 진정 끝이

없다.



글 내용에 영향을 책을 소개합니다. 글 내용을

정리하거나 발췌하지만 글 전체 내용과 동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직접 인용 아님]

시간의 향기 | 한병철 - 교보문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은 이유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방향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표를 알고 그 방향성을 이해하면 빠르게 가도 멀미가 나지 않는다. KTX를 탄다고 힘들지 않다.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놀이기구를 타면 단번에 멀미가 난다.

현대사회가 느끼는 '요즘 사회가 너무 빠르다'의 정체는 난비, 즉 방향성의 상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