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에 대한 쉽지 않은 문제
'OO 하는 거 저만 이상한가요?'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내용은 일단 도파민 예약이다.
내용 자체가 자극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상한지 아닌지를 두고 피 튀기는 논쟁을 하는 자리에
한번 끼게 되면 스크롤을 멈출 수가 없다.
'일주일 사귀고 헤어지는 거 이상하진 않나요'
'남편이 이렇게 말하는데 좀 싸하거든요.
이러는 거 저만 이상한가요'
'30대에는 이런 옷 입는 거 좀 이상한가요'
소위 기출변형이라고 하는데,
심지어 나름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본인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그 사람인척 사연을 풀기도 하다.
인간에 통달한 종교인이든 유튜버든
인간의 수많은 집단지성이 모여,
과연 어디서부터 환승인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해질까,
주 몇 회는 데이트를 해야하는가 등등
비정상과 정상을 판가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들은
'다른 구 종량제 봉투를 이사 간 곳에서 써도 되나요'
'지하철에서 전화를 하는 건 안 될까요'
같은 질문과는 다르다.
어떤 점이 다른가 하면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영역,
즉 사생활의 영역인 경우가 많다.
헤어지고 몇 개월 뒤에 누군가를 만나야 정상일까
그래서 결국 환승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답하기가 어려운데, 그것은 이런 질문들이
어디까지나 사생활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적인 영역 외에는 대부분을
사적 영역으로 두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정상인지 묻는 수많은 질문에는 또
그만큼 이런 댓글도 달린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우리의 사생활의 영역,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영역에서
엄청난 고민들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는 기본적으로는 일주일 사귀고 헤어져도 되고,
눈을 높이든 낮추던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사실 사생활이라는 관점에서는
판단을 내려줄 분명한 기준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답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
주관의 영역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디까지나 나에게 맞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주관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자유롭게 내린 선택이 항상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주관의 영역이더라도
사회적 통념이든 법이든 과학적 진실이든 객관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야말로 객관적인 사생활, 객관적인 주관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다른 사람을 너무 신경쓰고
비교하는 한국인들 종특이라고 치부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