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F급 관심용사>-이런 인성 폐급 용사는 처음이라;
★★★☆(3.5점/5점)
웹툰을 처음...
아니 판타지 소설을 처음...
아니, 아니 제 인생 최초의 전대물인
<후뢰시맨>을 처음 봤던 그 순간부터!!
저에겐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째서 용사는 다들 그렇게 정의로운가??
...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죠.
왜죠? 대체 왜 그런겁니까??
태아 시절부터 지리산 청학동 예절 선생님한테
특별 과외라도 받았나요??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그림으로 반듯하게 그려놓은 듯한
SSS급 인성을 당연하다는듯이 탑재하고 있는 겁니까???
조금 더러운 인성일 순 없나요.
길가다가 침도 좀 뱉고, 돈 없을 땐 삥도 좀 과감하게 뜯어내고!!
악당 놈한테 새 인생 살 기회 준답시고 훈계할 시간에 능지처참부터 좀 갈겨버리고!!!
머릿 속에 뇌 대신 도덕경이라도 펼쳐놓은 것마냥,
허구헌날 착한 소리, 옳은 소리만 구구절절해대느라
1화면 끝날 전개 10~20화까지 질질 끌어대는 용사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구마를 느끼는 인성 폐급은 저뿐인 겁니까?!
...라는 의문에 지쳐가던 그 때,
저에게 이 웹툰이 찾아왔습니다.
이걸 보고 전 생각했죠.
아...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1. 제목
두가지 패러디가 공존하는 재밌는 제목입니다.
요즘 먼치킨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애용하는 SSS급이란 단어를
반대로 뒤집어놓은 'FFF급',
흔히 군대에서 여러모로 요주의해야할 병사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관심병사'라는 단어를 살짝 비틀어놓은 '관심용사'까지.
이 두 단어의 조합을 통해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겠죠.
이 주인공은 하자가 있는 놈이다.
이러한 단언에 코웃음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주인공한테 하자가 있어봤자 뭐 얼마나 있겠어~."
...라는 식으로 말이죠.
자고로 큰 코는 다쳐야 제맛이니까
그 생각 그대로 도입부를 한 번 봐볼까요?
2. 도입부
이야기는 주인공 '강한수'의 깊은 푸념으로 시작됩니다.
첫 등장부터 일반적인 이세계 소환물 속의 용사들과는 다른 언행과
묘하게 비틀린 사상을 뽐내고 있는 강한수.
10년이라는 긴 시간의 끝에서 현타라도 느낀 것일까요?
그런데 지금 대체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죠?
아무튼 빠르게 보스방 진입!!
그리고 더 빠른 승리!!!
1화 시작하자마자 엔딩각을 잡는 이 전개는 무엇일까요.
작가가 배가 부른 걸까요?
그 와중에 주고받는 마왕과의 문답에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는 강한수의 대답...
그래요 뭐...용사가 열심히 수련을 한 게 팩트이긴 할테니까 뭐...
그래도 10년만에 때려잡은 지구행 열차티켓에 열광하며,
쾌속 귀가만을 염원하고 있는 주인공의 앞에
두둥등장하는 ㄹㅇ 판타지 세계의 신!!
그녀는 강한수의 지난 10년간의 여정을 치하하는 꿀발린 멘트를 날리더니 대뜸,
성적을 알아보자고 합니다.
'성적? 갑자기 무슨 성적??'
이라는 생각에 얼타고 있는 주인공 앞에 떡하니 펼쳐지는 성적표!!
여기까진 참 좋아보이는데...
이...인성이 F가 떠버리는 클라쓰...
그 뒤로 더더욱 충격적인 한마디가 이어집니다.
왓...??
알고보니 주인공 강한수는 마왕 토벌이라는 마지막 퀘스트를 코앞에 둔 순간,
지난 10여년의 여정을 함께했던 동료들을 무참히 살해한
싸이코패스 용사였던 것이죠...!!
도입부에서 푸념처럼 내뱉은 말들 역시,
자신의 손으로 살해한 동료들의 시신 앞에서 내뱉은 독백이었다는 소름돋는 사실...
이 작품의 파격적인 설정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입부에서부터 뭔가 싸하게 느껴졌던 강한수의 언행,
누구에게 말을 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던 혼자만의 대화,
마왕과의 짧은 문답에서 느껴졌던 묘한 이질감까지.
차곡차곡 쌓아왔던 의문들을 한큐에 해소시켜주며,
충격까지 선사하는 뛰어난 구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죠!
물론 강한수에겐 강한수 나름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강한수의 동료들 또한 주인공 못지 않은
폐급 인성의 소유자들이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또 클리셰 하나를 깨부숴주는군요.
"용사와 용사의 동료가 끈끈한 동료애로 이어질 거란 보장이 어딨어?"
....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변명따윈 들어주지 않는 우리의 인성 일타강사 선생님.
주인공에게 F학점을 때리며 불합격을 선고하고,
이대로 지구로 돌려보내기엔 위험성이 다분하다고 판단...
마치 대학교에서 F학점 받은 X같은 전공과목을 재수강시키듯,
10년이나 걸렸던 모험의 첫째날로 주인공을 빠꾸시켜버립니다.
엌ㅋㅋㅋㅋ 놀랍게도 실화인거임ㅋㅋㅋㅋ
그렇게 모험의 첫째날로 돌아간 싸이코패스 용사 강한수가
용사 과목 재수강을 위한 모험을 '또'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이 웹툰 <FFF급 관심용사>의 줄거리 되겠습니다.
3. 특징
굉장히 알찬 내용과 시원시원한 전개로 구성된 1화 덕분에
작품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이 이상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강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 작품의 매력을 몇 가지 더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은 장면을 예로 들 수 있겠죠.
마왕을 물리치기 위해 모험을 준비하는 강한수.
보통의 용사물이라면 다음 목적지까지 도보로 이동하고,
그 사이사이 속터지는 서브 퀘스트들을 용사 특유의 타고난 오지랖으로
줄줄이 해결하기 마련이지만,
응~어림없지, 텔레포트~~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편의수단을 총동원해서
최단 루트만을 공략하는 극한의 효율충인 주인공 덕분에
그런 고구마 전개 따윈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이렇게 인성 터진 사이코패스임과 동시에
효율과 결과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합리주의자이기도 한 주인공을 앞세워
기존 용사물의 근간을 이루는 모든 클리셰를 과감하게 깨부수는 쾌감을 선사하죠.
그 과정에서 저 둥글둥글 귀여운 그림체만 보고는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비인륜에 가까운 잔혹한 묘사들이 드러나기도 하는데요.
(예시를 들고 싶지만 뭘 가져와도 스포가 아닐 수 없다는 점이 아쉽군요...)
이는 모범생 콤플렉스로 점철된 기존의 용사물에 질려버린 독자들에겐
굉장한 길티 플레저를 선사하겠지만,
그 수위가 15금의 허용치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고 느껴질만큼 자극적인 편이라
누군가에겐 분명 불쾌감을 유발하는 호불호의 요인으로도 다가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로치면 마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무지개 빛깔로 터져나가는 세계 각국의 뚝배기들을 직관했을 때와 같은
쾌감과 당혹감이 교차한다고나 할까요.
-총평-
<FFF급 관심용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일상 치유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동글동글한 그림체로
19금 성인 판타지도 혀를 내두를만한 잔혹한 전개를 서슴없이 펼쳐보이는
강력한 개성을 갖춘 작품!
그 덕분에 기존 용사물의 거의 모든 클리셰를 파괴하는 카타르시스와
캡사이신을 12바퀴 정도 때려박은 불닭볶음면 같은
자극적인 길티 프레저를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겐 불쾌함을 유발하는
호불호 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이 작품!!
그럼에도 클리셰 뒤집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저의 개인적인 별점은!!!
★★★☆
(3.5점/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