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담은 편지

음악 - 다이나믹 듀오 <그걸로 됐어>

by 장현석

손 하나 까딱 않고 부지런히 고개만 끄덕였다. 앉은자리에서 다이나믹 듀오의 새 앨범 <OFF DUTY> 전곡을 재생했다. 마지막 트랙 <그걸로 됐어>가 남기는 아련함은 앞의 트랙들을 잠시 잊게 만든다. 20년 가까운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오다니, 이 정도면 반칙 아닌가. 친구들과 뛰어놀던 노래방에도, 야간 자율 학습하던 교실에도, 커다란 캠퍼스에도, 비좁은 퇴근길 시내버스에도 늘 그렇게 최자와 개코가 있었다.


때론 단 한 곡의 노래만으로도 해묵은 사적인 그리움들과 마주한다. 다이나믹 듀오의 목소리는 다시 한번 내 마음에 쏙 들어 추억이 되었다. 한국 힙합의 살아있는 역사 따위 유치한 수식어는 저만치 치워두자. 트렌디하다 아니다 뻔한 논쟁도 지겹다. 아무렴 지금 다이나믹 듀오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2019.11.28.

매거진의 이전글성긴 그물에 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