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국립합창단 헨델 메시아>
겨울에 방어를 찾고 여름에 농어를 기다리듯, 계절은 종종 또렷한 감흥을 떠올리게 한다. 내게 가을 외투도 저만치 뒤로 밀려난 겨울은 헨델의 <메시아>와 얽혀있다. 베토벤 <합창>,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등과 함께 연말에 최적화된 음악.
헨델은 그 옛날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설명하던 사람이다.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에 관심이 있다면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가사를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익숙한 '할렐루야'가 구구절절한 이야기의 극히 일부임 알 수 있다. 후대에 비해 형식이 제한되는 바로크 음악이라지만 이야기의 켜를 더하면 악장의 드라마는 배가된다.
공연장의 웅성거림으로부터 벗어나 찬 바람을 맞으며 집을 향한다. 겨울을 닮은 여운이 길다.
201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