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2
레고 조립으로 분주하던 Yul의 손이 잠시 정지했다.
무슨 일인지 보니 감정 없는 표정으로 먼산을 3초정도 보다 나를 보고 말한다.
“엄마 나 방금 미래 봤어.”
“뭐가 보였어?”
“엄마”
“그래? 엄마가 어땠어?”
“늙었어. 그런데 예뻐.”
“호호. 근데 엄마인 줄 어떻게 알았어?”
“그냥 알았어.”
“무슨 말 했어?”
“말 안하고 그냥 보이기만 했어.”
일어서서 꼬부랑 할머니가 지팡이 짚고 걷는 흉내를 낸다.
“이렇게 지팡이 짚고 있었는데, 아주 좋은 최신 휴대폰을 갖고 있었어.”
“좋네!”
“엄마! 안 믿지?”
“믿어!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대. 그냥 지금, 이 순간 모든 시간이 한꺼번에 존재해서 어떤 사람은 아주 드물게 미래를 보게 되기도 한대.”
“엄마, 사실….뻥이야!”
예쁜 노인이 된 나를 상상했는데 김 빠진다.
“아… 아쉽다. 엄마 예쁜 할머니라고 해서 기분 좋았었는데.”
“근데 엄마는 늙어도 예쁠 거야. 아니야 예뻐.”
“어떻게 알아?”
“난 그냥 알아.”
아무래도 Yul이 진짜 미래를 본 것 같다.
추측의 언어도 미래형도 아닌, 현재형으로 본 것처럼 말한다.
이때 친정엄마가 끼어든다.
“할머니는? 할머니는 미래에 어떨 것 같아?”
“할머니는… 수술 백 번 해도 안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