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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가르치려고 할까?

샐러리맨의 직업병

by 조은돌

말하다 보면 끝에 가선 왜 가르치려고 들고 훈계조로 이야기하게 될까?


회사에서나 집에서 대화를 하거나 말을 하다 보면 말미로 갈수록 항상 뭔가를 가르치려 든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그런다. 왜 그럴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는 척, 잘난 척하려고? 꼰대? 설명충?


회사생활을 오래 하다 생겨난 직업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회사에서의 회의는 대개 의견과 생각의 교환이라기보다는 사실관계와 관련 정보의 교환이고 그 과정에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찾아내야 하는 논의의 장(場)이다. 대화는 누가 더 정확한 최신 정보를 알고 있냐의 싸움이고, 이런 정보를 가진 사람이 논의에서 경쟁우위를 갖기 마련이다. 당연히 결정도 그쪽이 유리하게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항상 많은 정보를 갖고서 내가 더 많이 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게, 직업병이 된 게 아닐까. 치사한 변명일까....


"남들도 아는 이야기, 기승전결 다 설명하려고 하지 마. 듣는 사람, 힘드니까. 본론만 말하면 안 돼?"

오래간만에 외식하면서 듣게 된 아내의 지적사항.

"당신 회사 직원들, 참 힘들 것 같아. 당신 이야기 다 들어주려면."

남의 회사, 직원 걱정까지... 음.


대화를 훈계조가 아닌 쌍방향으로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까?


내가 떠올린 생각은 공정한 대화 점유율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두 명이면 대화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면 안 된다. 세명이면 33%를 넘어가면 안 된다. 자기 혼자 주야장천 떠들어 대고 다른 사람에게 경청을 강요하는 것은 일방적인 폭력일 수도 있다.


주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섞여 있을 때 자주 공정한 점유율이 무너진다. 윗사람은 떠들고 아랫사람은 듣는 역할분장이 자연스레 이뤄진다. 쌍방향 대화는 사라지고 일방적인 훈계와 라떼 이야기로 지루한 시간 낭비가 된다. 이런 방식, 이젠 바뀌어야 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질문하고 경청해야 한다. 그래야 바뀐다. 나부터 바꿔볼 요량이다.



브런치 에세이를 담백하고 잘 읽히게 쓰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써야 할까?


글을 전달하는 스타일과 톤을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하면서 느끼는 깨달음, 소회, 단상 같은 것을 에세이 스타일로 글을 쓰다 보니 때론 생각과 주장을 좀 과하게 표현하게 된다. 심할 경우 훈계조로 변해 버린 뜨악한 톤의 글이 써진다. 삶의 단상을 조금 더 힘 빼고 조금 더 가볍게. 지나치면서 귤 하나 툭 던지듯.


주장하지 않는 글. 강요하지 않는 글. 조곤 조곤 하지만 따라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고객가 끄덕여지는 글. 그런 글을 써야지,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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