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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보내는 추석 선물, 믿음

믿음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by 조은돌


긴 인생을 살면서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누군가를 믿을 만한 사람이 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신뢰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를 믿지 못할 사람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를 불신하고 그 불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헨리 L. 스팀슨


믿음이란 무엇일까? 상대방이 믿을 만해서 믿는 것일까, 내가 먼저 믿으니까 상대방이 믿을 만 해 지는 걸까?


내가 살면서 깨친 답은 내가 주는 믿음이 먼저다. 우린 자주 반대로 생각하기에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사기도 당하고 배신도 당한다.


내가 먼저 진심으로 믿어주면 웬만하면 상대방도 그 믿음을 배신하기가 어렵다. 그게 삶의 이치다.




하지만 믿음과 기대는 또 다르다.


믿어주되 대가나 감사를 바라지 않아야 진정한 믿음이다. 어려운 경지다. 하지만 그래야 믿되 실망하지 않는다. 실망하지 않아야 끝까지 믿음을 유지할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보내는 믿음은 의외로 허약하고 허술하다. 믿지만 마음 한구석엔 의심이 자리한다. 가족이라 너무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가족 가운데 누가 뭘 해본다고 하면 마음 한편에서 의심이 쑥 솟아난다. 지레짐작으로 잘 안될 거라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걱정이랍시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래서 뭔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일을 틀어놓고 때론 망쳐 놓는다. 애정이라는 이름, 관심이라는 이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대가와 보답도 기대하지 않는 믿음. 그런 믿음은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때론 사랑보다 더 빛난다.


추석이다. 가족에게 빛나는 믿음을 선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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