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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위드코로나? 포스트코로나?

by 조은돌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한 날이 2020년 1월 20일이었으니, 코로나가 벼락처럼 온 지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그 이후 우리는 많은 삶의 변화를 겪었다. 마스크, 격리, 방역조치, 재택근무 그리고 백신.


이제 백신 주사를 한번 맞은 사람의 비율이 68%, 두 번 맞은 사람의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있고, 방역당국에서도 슬슬 위드 코로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계속된 4단계 방역조치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한계를 넘어가고 있고, 사람들도 이런 일상에 적응하면서도 한편으론 점점 지쳐가고 있다.


2차 백신까지 맞은 사람이 70%, 80%를 넘어가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움직일까?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인원 제한 없이 저녁 모임을 하고, 버블 트래블로 해외여행을 하고, 참아 왔던 보복 소비를 하게 될까? 아니면 여전히 마스크와 재택근무와 조금 덜해진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위드 코로나라는 약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마스크를 쓰면서 일정 정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저녁에도 소위 고스트라는 완료자 숫자를 카운트하면서 4명 또는 6명으로 제한된 모임을 가지면서 지내게 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후자 형태의 조심스러운 방역 완화 단계인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가는 게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그리고 방역에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내년 3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아니 벌써 대권을 잡기 위한 선거운동으로 모든 사회적 정치적 에너지가 집결하고 연말로 갈수록 그 에너지는 폭발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에 지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민심을 계속 누르면서 갈 수 있을까? 아니,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합리성을 정부여당과 질병관리청이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코로나 방역조치를 풀어라라고 하는 자영업자와 완화하라는 민심에 호응하지 않고 버티긴 어려울 것이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다는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정부는 겉으로는 위드 코로나 방역조치라고 하지만 사실상 방역을 풀어 버릴지도 모른다. 일부 형식적인 방역수칙은 남겠지만. 그다음엔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정부여당의 치적이라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합리적 추론 아닐까...?


만약 그렇게 흘러간다면 내년 대선까지 유례없는 보복 소비와 초호황이 펼쳐질 공산이 크고 여기저기서 다시 샴페인이 터질 것이다. 어쩌면 이게 우리가 누리는 마지막 화려한 소비이고 샴페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왜냐하면 곧바로 이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끓어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원자재값 상승이나 공급망 문제로 인한 공급사이드 이슈로 누적된 인플레이션 압력에다가 보복 소비로 인한 수요 사이드의 인플레이션 견인이 합쳐져서 강력하게 물가를 끌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내년에 새롭게 들어선 정부가 제일 먼저 맞닥뜨리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될 공산이 크다. 새 정부는 물가압력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과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통화량을 거두어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가장 먼저 발작적인 경련을 일으키게 되고 곧 이어서 지방의 부동산, 수도권의 부동산으로 자산버블이 터지게 될 것이다. 이자도 못 갚고 있는 한계기업들도 부도로 몰릴 것이다. 빚투로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이 처분에 나서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은 속도를 더하게 될 것이고 금융기관으로 부실이 옮아 갈 수도 있다. 코로나 기간에 급격하게 늘어나서 1800조 가깝게 불어난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주식과 부동산에 잠겨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는 코로나는 사라졌지만 코로나가 드리웠던 자산버블이 꺼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세상에 빚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면서 영원히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나라, 시대는 없었다. 빚으로 빚을 갚고 더 큰 빚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가난하고 못 사는 개인, 기업, 나라가 왜 있겠는가?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가 30억을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뉴욕이나 싱가폴에 비해 싸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았다. 50억 60억을 넘어서서 강남에 곧 100억대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보았다. 과연 그럴까? 그건 여러분 각자의 판단이다. 본인의 탐욕과 희망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읽으면 기분은 좋겠지만 예측의 정확성은 그다지....


레버리지는 시장이 좋을 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시장이 돌아설 때의 레버리지는 지옥으로 가는 급행 티켓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미리미리 한번 점검해 볼 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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