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그립 잡는 방식은 당신이 세상을 쥐는 방식이다

by 조은돌

골프 영화의 명작 '베가 번스의 전설(The legend of Bagger Vance)'에 나온 명대사이다. "사람이 그립을 잡는 방식을 보면 그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다(A man’s grip on his club is just like a man’s grip on his world)."


골프 상급자나 싱글 골프가 되려면 그립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잡아야 한다. 아니 초보일 때부터 코치로부터 늘 듣는 이야기이다. 얼마나 약하고 부드럽게 잡아야 될지 감을 잡기 어렵고 실행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립을 약하게 잡으려면 손목, 어깨에 힘이 빠져야 하고, 어드레스에서 몸의 긴장감이 빠져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부드럽지만 견고하게. 경직되거나 긴장되지 않아야 하며, 강하게 멀리 치려고 하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골프는 역설적인 운동이다. 강하고 세게 쳐서 멀리 보내려고 하면 할수록 슬라이스나 훅, 뒤땅 등으로 오히려 거리가 줄어든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성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주변 동료나 친구, 회사, 지인들을 성공의 수단으로 대하기 시작하면 슬슬 내리막이 오기 시작한다. 그립을 너무 세게 잡은 것이다. 그립은 인생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 태도와 흡사하다.


골프와 인생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잘하려고 용을 쓰면 쓸수록 잘 안풀린다는 점이다. 대다수 우리는 힘을 엉뚱한 방향으로 잘못된 방식으로 훈련하고 연습하고 잘하려고 기를 쓴다. 그럴수록 더 꼬이게 되고 결국은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 골프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하지만 같이 시작했지만 누군 싱글 플레이어가 되고 누군 계속 백돌이로 헤매고, 신입사원으로 같이 출발했지만 누군 임원, 대표이사가 되고 누군가는 보직 없는 평사원으로 회사를 마치게 된다. 왜 그럴까


인생도 골프처럼 역설적이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로는 이기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들도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하지만 순전히 자신만의 이득을 탐하는 직장내 빌런인 경우는 드물다. 적어도 내가 보고 겪어본 바로는 그렇다. 그렇다고 완전히 없다고는 이야기 못하겠다. 그런데 우리는 왜 반대로 생각할까? 그건 영화나 드라마에서 성공한 임원이나 사장을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묘사해서 그런 편견이 생긴 것 아닐까. 어쨌든 그들은 인생의 그립을 부드럽게 잡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프로의 스윙이나 아마 고수의 스윙은 간결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임팩트시에는 견고하게 힘이 실린다. 래깅, 코킹, 체중이동, 다운블로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힘을 뺄 줄 알고, 그립을 가볍게 잡고 끌고 내려와서 뿌려줄 줄 안다.


골프를 잘 치고 싶은가? 어색할 만큼 최대한 그립의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해 보라. 조금씩 그립의 힘을 바꿔가며 스윙하는 동안의 몸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껴보라. 눈감고 온몸의 반응에만 신경 쓰면서 그립을 최대한 약하게 잡고 빈스윙해 보라. 더 약하게 잡아라. 클럽, 빠져서 날아가지 않는다. 걱정 말고 최대한 약하게 잡고 스윙해보라. 그립의 힘을 빼면 팔목, 어깨도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느껴지는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인생에서 일이 잘 풀리고 싶은가? 최대한 어깨의 힘을 빼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을 위해 어떤 가치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발견 즉시 실행에 옮겨보라. 그러다 호구 잡힌다고?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된다. 일단 그립에 힘을 빼라. 동료에게, 회사에, 가족과 친구에게 진짜 도움이 될 것을 찾고 실행해 보라. 인생의 공이 잘 맞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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