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썼던 편지 3

by 옆집 사람

저는 뭐, 예. 잘 지냅니다.
적당히 잘 놀고, 잘 먹고.

운동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고, 다른 계획한 것들도 착착 잘 진행되고 있고.
또, 뭐.. 이래저래 뿌린 것들이 나름 싹도 틔고 있구요.

그러니 저는, 예. 잘 지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평소같이 그럭이고 저럭이고 지냅니다라고 말할 만한 그런 상황은 아니네요. 어쩌다 보니.

어떻게, 잘 지내시죠?
그럴 거라 믿어요.

혹여 당장은 '잘'이라 말하기 힘들다 해도, 늘 들려드리던 그 말대로,
그게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도 아니더라도, 꼭 잘 지내게 될 거예요.
아무튼 제가 응원하는 거니까요.

저는 요즘 카드나 주사위 쪼가리를 만지작거리는 취미가 생겼어요.
밤마다 조금씩 하곤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이런 것 말고 그 시간에 개인 작업을 좀 하면 좋을텐데
... 싶긴 하지만, 음... 아직은 영 놀고 싶은가 봐요.
뭐, 언젠간 하겠죠! 잘할 자신은 있으니까, 조금만 더 놀다 와도 되겠죠!

당신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은 뭘 하고 지내시나요? 어떻게, 저처럼 새로 재미 붙인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그냥요, 오늘따라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그래서 이렇게 물어봐요.
뭐, 그렇답니다.

아, 방문은 여전히 열려있어요.
이게 열린 건지, 닫힌 건지 구별이 잘 안 될 만큼 어슷하긴 하지만요.

그래도요, 근처를 지나갈 일이 생긴다면 가볍게 한 번 들려주세요.
여름이 됐건, 가을이 됐건, 다시 돌아, 새 겨울이 됐건, 아무튼 언제가 됐건 지나갈 일이 생긴다면요.

노크도 필요 없이, 그냥 손잡이만 당기면 된답니다.

만약 문단속을 하게 된다면 쾅 소리 나게, 여기저기 다 들리게 아주 세게 닫아둘 테니, 쾅 소리를 아직 못 들었다면 닫혀 보이더라도 여전히 열려있을 거예요.

그러니 근처에 올 일이 생긴다면, 꼭 근사한 식사까진 할 시간이 없다 하더라도, 어떻게, 차라도 한 잔, 하다 못해 냉수라도 한 잔 하고 가요.

어찌 지냈는지 정도는 듣고 싶으니까.

잘 지내주세요.
그리고 늘 하던 소리이고 방금도 한 소리지만요, 행복하세요.
그게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도 못되더라도.
꼭이요.


아, 그리고 사족인데, 사각주사위가 육각주사위보다 더 귀한 거래요.
굴릴 때 더 재미도 있고, 꼭 높은 숫자가 나와야 하는 그런 뻔한 판정법 말고 다른 재밌는 판정법에도 쓸 수 있구요.

그냥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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