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에도>
요즘 잘 되어가는 일이 있다.
아니, 사실 실상은 어떤지 전혀 모르겠다. 진짜로 잘 풀리고 있는 건지 그냥 겉으로 보기에만 그리 보이는 건지.
그치만 아무튼 뭐.. 잘 풀려 보이니까.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많은 것들을 걸고 참 큼지막한 기대를 해본다.
속으로는 하루에 열댓 번도 아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기대하면 안 돼. 일단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지내야 해. 하고 되뇌어보지만, 아 마음이 뭐 생각대로 되나.
이러다 실망한 적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그 실망에서 벗어나는 것이 매번 아주 쉽지 않았지만, 나는 늘. 그리고 이번에도 기대를 와장창 잔뜩 하고 만다.
하나라도 얻어걸려줘라. 이만큼 했으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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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제자리>
나는 계속 앞으로 걷고 있는 줄 알았다.
요즘 일들도 착착 잘 풀려나가고 나름대로 성장도 해나가곤 하며, 그래! 알찬 날이었지! 하는 말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렇게 차근차근 한 발씩 내딛다 보면, 다들 기대하는 그 샤랄라 한 무지개 너머에 도착해 막 붕붕 떠다니는 그런 곳에 도착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를 잔뜩 했었다.
그런데 암만 걸어 나가도 계속 그 자리, 그곳이더라.
희한하다? 싶어 왔던 길을 되짚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앞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향은, 사실은 중학교 때 배웠던 원의 접선 방향이었다.
아무튼 뭐 그냥 크게 빙빙 돌았단 이야기.
얼마간 먹을 식량 모두 바닥까지 싹싹 긁어 바리바리 싸들고 떠났던 이 대여정의 끝은, 이렇게 또다시 결국 내 침대 위, 검은 겨울 이불 아래였던 것이다.
ㅡ
작은 추신.
몇 달 전 적어두었던 <나는 이번에도>를 미처 발행하기도 전에 이리 결말이 나게 될 줄은 차마 몰랐다.
이번 여독도 역시 참 길고도 지독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