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oo old for this shit

by 옆집 사람

어느 날 본 어떤 영화에 저런 대사가 나왔었다. 어느 날이었는지, 어떤 영화였는지는 사실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요즈음은 그런 날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는 날. 인디언식 기우제 같은 기다림이었다면, 아 뭐, 그래. 비는 언젠간 오니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지만, 나무 밑에 들누워 입 쩍 벌리고 감 하나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그러한 기다림이라 하루하루가 참 무척이나 길다 싶다.


심지어는 그 떨어질 감이 잘 익은 멋진 감일지, 떨디 떫은 덜 익은 감일지, 벌레가 든 감일지. 아니, 사실 저기 열린 감이 모형감인지, 진짜 감인지 조차 모르는 그런 상황이다.


뭐 언제는 인생이 안 그랬냐마는, 나는 이제 이러한 소모를 하기에는 어쩌면 너무 늙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살살 갉아먹는 이런 작은 스트레스 하나에도 도무지 걸어 다니고 평범히 대화할만한 기운조차 남아있질 않으니.


나이 몇 개 되지도 않는 새파랗게 젊은 청년이 무슨 저런 시답잖은 소리나 쩍쩍 해대나 싶겠다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다. 다만, 한 번도 어려본 적이 없는 나는 대꾸할만한 기운이 이제 바닥 닥닥 긁어 모아도 한 줌뿐이라 생각만 할 뿐.


언젠가 이런 문장을 봤다. '배고픈 마음이 찾는 곳은 늘 집이었다.' 제 발 누일 집이 어딘지조차 모르는 이런 사람은, 주린 마음을 이리 길 모퉁이, 남의 담벼락 옆에 누워 떨어질 감을 기다리며 채워야 하는구나 싶어 약간은 서러워졌다.


역시 나는 이런 짓을 하기에는 너무 늙은 걸 지도 모른다. 날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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