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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어대디 May 03. 2019

#14 여행 중독자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길을 걷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일본 여행 가고 싶다...

아이들과 나고야에 다녀온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또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몇 번 갔다 왔지? 대충 생각해봐도 5번은 넘는 것 같은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총 7번을 다녀왔다.

1월 태국 후아힌. 4월 일본 삿포로, 5월 일본 후쿠오카, 5월 베트남 다당, 7월 일본 나고야, 10월 일본 시즈오카, 12월 일본 도쿄, 올해 4월 나고야..

많이도 갔다 왔다.


그런데도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행에 중독된 건 아닐까?"

옛말에 역마살이라는 말이 있다.

"역마살이란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나의 모습과는 다르다.

단지 새로운 곳을 여행하길 좋아하는 것뿐이지, 한 곳에 정착하는 것을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여행도 중독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게 있었던가?

여행 외에도 좋아하는 것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행은 다르다.

항공권을 검색하고, 여행 스케줄을 세우고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입하고, 준비하고 하는 모든 과정이 나에겐 너무나 즐겁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곧 지난 여행은 잊고, 새로운 여행을 찾는다.



여행지에 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주어진 것들을 즐기는 것도 너무나 행복하다.

준비하는 과정과 여행하는 순간, 그리고, 다녀와서의 여운..

이 삼박자가 너무나 좋다.

이 정도면 중독이라고 할 정도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일본을 참 좋아한다.

정치적인 대립이나 방사능 문제로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생활양식이나 특히 건축양식을 너무나 좋아한다.

좁은 공간의 공간 활용은 타의 추종을 불가한다.

그곳의 아기자기함이 너무 좋다. 그곳의 기온과 분위기 모든 것들이 나에겐 아직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런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냥 여행으로 가서 보고, 느끼고, 즐기는 것 그것이 좋다.



생각해보면 나의 취미는 항공권 검색이다.

각 항공사 어플이 다 깔려 있고, 어플에 지역과 일정을 넣고 검색하면 나타나는 화면이 나를 설레게 한다.

저렴한 항공권이 나오면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해당 일정을 검색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발견한 가장 저렴한 항공권보다 더 저렴한 항공권을 찾을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항공권 검색을 통해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도 참 이상하지만, 내가 그러고 있으니 참 재미있다.


항공권 검색이 일단락되면 그 기간의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부터 한다.

그럼 여행 준비의 1단계가 끝이 난다.

바로 호텔 예약 앱을 켜고 예약한 기간에 1. 메인 역에서 가깝고, 2. 평이 좋고, 3. 저렴한 호텔을 검색한다.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으면 바로 녹색창에 호텔 후기를 검색한다.


나보다 그 호텔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꼼꼼하게 훑는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하여 의사 결정할 때 반영한다.

또, 사진을 중요하게 검토한다.

호텔 앱에서 보는 사진은 광각을 이용해 넓고 쾌적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허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공하는 사진과 실물이 다른 곳이 많다.

그래서 후기 사진을 꼼꼼히 검색한다.


호텔에 대한 검증이 끝나면 여러 호텔 앱에서 해당 호텔을 검색한다.

여러 번 느끼는 거지만, 각 어플마다 혜택이 달라서 내가 원하는 호텔의 가격이 달라질 때가 있다.

먼저 부킹닷컴의 무료 취소 가능한 호텔을 예약해 놓고, 수시로 호텔의 가격을 검색하면 요일이나 이벤트로 인해 가격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가장 저렴한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게 된다.

이로서 2단계가 끝이 난다.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위와 같은 루틴으로 여행을 준비했다.

수십 차례 검색을 하고 예약을 하다 보니 나름 눈치도 생기고 요령도 생겼다.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바와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나의 방법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이처럼 반복된 여행을 통해서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너무나 크다.

여행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교보문고 창업자가 이야기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나는 책과 여행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나의 시각을 넓히며 사고가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많은 사람들의 여행패턴은 우려가 된다.

먹고, 찍고, 올리고.. 하는 요즘 여행패턴은 이제 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유명한 음식을 먹고, 랜드마크에 가서 사진을 찍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세상이 변해가면서 여행도 가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

이런 여행을 통해 현지 사람들의 생활상을 경험하고 현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보며, 누구나 다 아는 랜드마크가 아닌 고즈넉한 분위기의 뒷골목을 감상하는 것이 좀 더 운치 있지 않을까?


이토록 여행의 맛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 투어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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