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다 나은 줄 알았습니다

언제가 끝인지 모를 이 증세에 대해서

by 힐러베어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회사를 하루 쉴까 고민하다 그래도 가야지라며 출근을 했습니다.

다만 오늘 가기 싫음의 정도가 조금 더 심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잠을 잘 자고 일어나서 별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사무실 책상에는 제가 어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이리저리 조치를 하려고 애를 썼었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게 그런 일들이 많아 보이고 제가 과연 이 일들을 제 힘으로 마무리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이 올라왔습니다.

비슷한 경력의 과장급 직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을 했고, 최근 신입사원과 함께 저희 그룹의 일을 해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일에 더해 신입 사원의 일도 같이 봐야 하는 상황이라 버거운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들로 어려워하고 있는데 마침 다른 부서로 이동한 그 직원을 화장실 가는 길에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 직원이 저에게 "요새 덩치가 계속 커지는 것 같아. 역도 쪽 운동을 하려는 건가.."하고 빈정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필 제가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어 마음이 더 불편해진 것입니다.

위기의 상황인 것 같아서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점심 전에 친한 친구랑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조금씩 달랠 수 있었고, 극도로 불안했던 감정을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크게 한번 우울증을 겪어서, 이제는 일을 쉴 만큼의 어려움을 겪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착각이었던 걸까요.

휴직 전에 느꼈던 그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러한 마음이 계속 이어졌다면 아마 회사를 그만둘 방법을 찾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발견한 저의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해 정리를 해보려 합니다.

첫째, 저의 어려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특히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피해를 주는 행동을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말로는 착하다고 하고 안 좋은 말로 미련하다고 하는 그런 타입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점들을 스스로 끌어안고 있다가, 마음의 병이 커졌을 때쯤 설명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땐 이미 늦은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안 괜찮은 상황에서 괜찮은 척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물론 나빠 보이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스스로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현상을 부정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오늘도 놀랬던 부분이 나는 이제 안 그럴 거야, 약도 먹었으니 괜찮을 거야 하고 일어나는 저의 감정을 무시한 탓에 저의 어려움이 더 증폭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스스로 다 파악하는 것이 쉽지만 않겠지만, 적어도 오늘과 같은 큰 불안이 오기 전에 제 상태를 잘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 약을 먹고 있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입니다.

스스로가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는 경계를 완전히 늦추지 않아야겠습니다.

같은 아픔으로 고통받으시는 분들이 이 글을 통해 도움을 받으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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