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세상은 아직도 우리였다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by 힐러베어

어제는 부모님과 함께 당일치기로 김천을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길지 않아 ‘여행’이라는 말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좋은 음식을 나누고 함께한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참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요즘 친형은 회사에서 팀장 직책을 맡게 되면서 업무가 부쩍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커졌는지
어머니께 이런저런 하소연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며칠 전엔 전화로 짜증 섞인 말을 했는지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마음의 무거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도 여행 내내 형을 걱정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 분의 세상은 정말 아들들로 가득 채워져 있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면 가슴 한가득 뜨거운 감정이 차오릅니다.


예전, 저와 형이 학생이던 시절 아버지께서 장기간 외국으로 출장을 다니셨기에
어머니는 혼자 두 아들을 돌보셔야 했습니다.
어쩌면 그때부터 어머니의 세계는 자연스레 우리 둘로 채워져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연세도 드셨고, 이젠 좀 편안해지셔도 될 법한데,
아직도 어머니 눈에 우리는 그저 어린 자식들인가 봅니다.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 하고,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말 한마디도
사실은 늘 걱정과 사랑이 가득한 마음에서 비롯된 걸 이제는 저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여드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사춘기,
재수를 하며 불안에 떨던 시절,
우울증으로 아파하던 나날들까지—
어머니는 함께 아파하시고, 두 손 모아 기도하시며
제가 다시 웃을 수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사랑을 떠올릴 때마다
저는 제 삶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 크고 깊은 사랑에 걸맞는 ‘괜찮은 아들’로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도 함께 듭니다.

형도 분명, 어머니의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들로서 꼭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주 마음 아프게 해드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어머니가 안 계신다면,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할까.

누군가는 말하더군요.
"엄마만 너무 찾으면, 결혼하기 어렵다"고.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어머니를 부정하는 건 제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제 삶의 뿌리가 되어주신 분이니까요.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선물’로 드리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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