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직장이란건 없지만, 12년째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
운이 좋았거나 내가 잘 버텼거나, 동료를 잘 만난 탓이리라 생각한다.
7시 이후론 회사에 안남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팀장님의 눈치를 보고 남았던 것도 있지만 남겨진 동료 곁을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켰다.
타닥타닥 자판소리가 고요함을 뚫고 고막을 때렸다.
팀장님은 이 고요함을 자주 느끼셨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우스개 소리로 본인 퇴근 안했다며 눈치를 주시곤 했는데 어쩌면 곁에 남아달라는 간절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거의 모두가 떠난 시간에 사무실에 남겨진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불편한데, 그들은 이 고요함과 불편함을 묵묵히 지켜온 것이다. 자신의 흔적을 한줄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서.
일을 조금 못해도 되고, 미루어도 좋지만 동료 곁은 은근히 지킬 수 있는 동료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남겨진 사람들의 쓸쓸함도 이해하고, 누구는 남고 싶어서 남았냐는 한스러움도 끌어안아줄 수 있는 그런 동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
무조건 빨리 퇴근하는 것이 좋고, 남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으로 칼퇴를 자주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퇴근 후의 삶도 중요하지만 회사에서의 시간도 충분히 중요함을 그들은 엉덩이로 버티며 증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조건 피해만 왔던 야근, 특근이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을 것같다.
그들이 자리를 지켜왔던 것처럼 나도 그 자리에 함께 남아 농담이라도 한마디 나눌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동료가 되어주면 어떨까.
회사가 전부일 수는 없지만,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기에 그곳에서의 시간도 알차고 보람되었으면 좋겠다. 일이든 인간 관계든 꼭 하나는 배워가는 시간으로 채워가길 바란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