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팀장님의 사과

by 힐러베어

휴가 전이라 그런지 쉬는 날이 다가올수록 업무 강도가 올라가고 있다.

회사에서 10년 이상의 연차가 되면, 대개 작은 그룹을 맡거나 차장급의 진급을 위해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는다. 지금이 그런 상황인데 휴가 전이라 그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둘 중 하나만 감당하기에도 벅찬데 두 가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버겁다. 돌아서면 월간 보고 때가 돌아온다. 시간이 그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이다. 나름대로 부지런히 하루를 보냈지만 팀장님의 쓴소리 타임은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프로젝트성 업무에 거의 손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저런 핑계를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바쁘기도 했지만 하기 싫어서 안 했던 것도 사실이다. 팀장님을 거쳐 이사님과 결론을 내리고 실행해야 하는 일이라 처리가 어려운 일인 것도 사실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자 팀장님은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했거나, 이사님께 잔소리 듣는 게 싫어서 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을 하셨다. 그러시고 난 뒤, 내가 바쁜데 붙잡고 뭔 잔소리를 하겠냐며 날 자리로 돌려보내셨다.

달리 저항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퇴근을 안 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팀장님이 퇴근 시간이 되자 가까이 오시더니, 왜 퇴근을 안 하고 있냐며, 아까 뭐라 한 것이 기분이 나빴냐고 물으셨다. 딱히 그런 마음으로 남아 있었던 게 아니었어서 머쓱해하고 있으니, 본인이 내가 바쁜 거 알고 있다고 하시며 아까 뭐라 한 것에 대해 미안한 내색을 비추셨다.

가끔 상사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때 딱딱하게 굳었던 마음도 누그러지곤 함을 느낀다.

늘 잔소리하고 눈치 주기만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볼 때 비호감이 호감으로 살짝 돌아서는 것이다.

팀장으로서의 스킬인지는 모르겠으나, 휴가 하루 전이니 남은 힘을 쏟아서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은 잘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마친다.


내 글이 곧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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