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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말 쫌 들어봐봐

내 말이 많으면 사람들은 떠난다

by 힐러베어

“말을 아끼고, 경청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도 그 말에 공감한다.
사람들은 대화할 때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를 원한다. 누군가 내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줄 때, 우리는 비로소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대화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상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경청하는 것은 지혜의 특권이다

- 올리버 웬델 홈스


물론, 늘 다른 사람의 말만 듣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기본값으로 세팅해두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나와의 대화가 편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만큼 호감을 얻을 가능성도 커진다.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식이 많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내 것’인 건 아니다. 때로는 그 지식이 상대방에게 불필요하거나, 오히려 거리감을 만드는 정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말만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 가끔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미 충분히 이야기한 것 같은데도, 아직 할 말이 남아 있다는 걸 보면 놀랍다.

가끔은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누군가의 말이 소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누군가 계속 말을 걸어오면 괜스레 답답해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사람 역시 비슷한 마음 상태일 수 있다.


말을 해야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을 줄일수록 더 편안해지는 사람도 있다.
상대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대화하는 것. 어쩌면 진짜 소통은 그 지점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SNS에서도 수많은 말들이 넘쳐난다.


좋은 말, 따뜻한 글귀들이 끝도 없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 모든 말을 내가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말의 그릇’이 있는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그릇이 넓을 수 있고, 책 읽기를 게을리한 사람은 조금 좁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그릇에 맞게 담는 것이다. 넘치지 않게, 흘러내리지 않게.


오늘은 내가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누군가의 말을 조용히 기다려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내가 중심이 되기보다, 누군가에게 ‘편한 청자’가 되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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