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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구지 Oct 02. 2022

2013년도의 분석 글

: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앨범 구성이란


새로 가진 목표를 위해 고심을 하던 중 생각난 것이 있었다. 바로 2013년,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아주 많이 좋아했던 인피니트의 소속사 '울림'엔터의 마케팅에 대해 쓴 글이었다. 제목은 무려 '내가 원하는 울림 마케팅'이올시다.


잊고 지내긴 했는데 생각이 나자 소름이 쭉 돋았다. 나는 결국 처음에 하고 싶었던 길로 가는구나... 물론 여태 하기 싫은 것들만 억지로 하며 살진 않았지만 (있기도 했다.)이 분야는 취미로 남겨둬야 할 것 같았다. 너무 좋아하면 오히려 선을 긋게 되는 심보라는 것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대학 때를 생각하면 좋아하는 가수들의 앨범 이미지를 만들고 그럴듯한 이미지들을 끊임없이 만들곤 했던 것 같다. 브랜드 디자인을 좋아하는 취향과 특별히 즐겨왔던 취향이 겹쳐져 아이돌 아트 디렉터를 꿈꾸게 된 것이다. 그 서막을 열었던 한 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글의 특성상 구체적인 그룹명과 소속사에 대한 언급이 잦습니다.)


중학생 때 썼던 글은 가수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나만의 방식으로 진지하게 고찰하여 그들의 매력포인트를 읊어주는데 내가 다 부러웠다. 글의 초반부는 앨범 구성으로 시작한다. 이 생각에 대해선 지금도 변함이 없어서 한 번 발췌해본다.


-∞
-Intro (Evolution)
-OVER THE TOP
-INFINITIZE
-Another ME
-Welcome to our Dream
보면 알겠지만, 맞다. 인피니트 앨범엔 항상 인트로가 수록돼있다. 'INSPIRIT'과 이번 앨범 "Dsctiny'를 제외하곤. 내가 느낀 바로는, 인피니트의 인트로는 그 앨범의 느낌을 딱 정리해주는 기분이라 굉장히 맘에 들었다. 앨범 이미지를 한 번 맛보고 가는 기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애피타이저 정도 되겠다. 그래서 이번 'Destiny'앨범에 인트로가 없어서 왜지...? 분명 내 생각으론 울림도 인트로 넣는 걸 미는 것 같아서 의아해했다가 생각해보니, 'Destiny'는 싱글 앨범이다. 싱글 앨범 'INSPIRIT'도 인트로가 없는데 정규앨범이나 미니앨범엔 인트로를 넣는 것 같다.


중학생 인스피릿은 인피니트 앨범 구성 속 인트로 삽입 기준을 알아냈다. 그 후로는 이전까지 좋아했던 '비스트'의 인트로에 해당하는 선공개곡, 상대적으로 짧지만 보컬이 들어가는 곡들과 비교를 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 결론은 내가 이전 글에서 쓴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이렇게 가수마다 또는 회사마다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는데 인피니트도 자신들만의 방식을 꾸준히 지켜나갔으면 하고 바란다. 대중들에게 관심을 얻으려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줏대 없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 대중들에게 인식이 된다고 생각한다.


놀랍게도 이 때는 디자이너를 꿈꾸지도 않았지만 아이돌을 너무 좋아해서 창작욕구가 불탔었던 시기로 기억한다. 뮤비 콘티를 생각하고 앨범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러면서도 '일관성'에 대해 일침을 놓는 당돌한 글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후로는 인피니트에 대한 만족감과 소속사가 팬들에게 가져야 할 자세 같은 것들에 대해 나열한다. 마지막은 안무 영상을 왜 올려주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며 글이 마무리된다.




어릴 때 쓴 글을 보는 것은 언제 해도 재밌다. 하지만 나름 통찰력 있는 분석을 내놓은 글에 다시금 내 앞날에 대해 곱씹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작업을 하면서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부분, 가지각색의 포맷과 사이즈,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이미지. 통일성과 일관성. 그것들을 조율하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 말로 표현할 수 없어도 전해지는 감각과 미세한 감성들을 가시성 있는 것들로 채워 넣는 일이 좋아서 디자인을 놓지 못하나 보다. 그래서 유독 '아이돌'에 흥미를 가진 것도 있다. 앞선 글에서 종합예술이라고 칭한 만큼 아이돌 그룹 하나를 위해 제작해야 하는 이미지, 기획,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구현해내는 것이 내 구미를 당겼다. 특히 음악에서 파생된다는 점이 그렇게 매력적이다. 브랜딩은 서비스, 기업, 사람, 상품 등 갖가지 것들을 포장해줄 수 있는 디자인 분야지만 그중에서도 노래를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은 묘하게 다른 감각을 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갖고 있는 이미지 하나는 확실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업을 계속 진행해보려고 한다. 이 호감도가 너무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성취감을 얻을 날을 고대한다.



p.s 1 - 중학생 때 쓴 글이 지금과 말투가 너무 비슷해서 그것도 놀라웠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P.s 2 - 지금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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