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행 공포증이 있다. 양 옆으로 흔들리는 것은 괜찮은데, 위아래로 푹 꺼졌다 올라가는 것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늘 안정제를 세 봉지 먹고 비행기를 탄다. 최근 내 감정 상태도 이랬다. 위아래로 요동쳤다. 견디기 괴로웠다. 힘들다는 생각보다 괴롭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안정제를 먹어도 손이 떨리는 게 멈추지 않았고, 자살사고가 끊기지 않았다.
조울은 비행할 때의 난기류 같다. 어느 순간에 고꾸라질지 가늠할 수 없다. 그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나는 늘 약해빠질 뿐이었다. 비행기가 어찌 갈지 아무도 모른다. 도중에 난기류를 만날지 모른다. 그럴 때는 그저 공기의 흐름에 나를 맡겨야 한다. 나는 조울에 나를 맡겨야 한다. 결국 나는 안전하게 착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