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by 송종관


그 산에는 나무가 많았다

나는 무심코 걸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낙엽을 밟았다

산을 내려오던 오솔길이

나무에 감겨 하늘로 올라갔다

다람쥐가 물어 나르던 도토리

한 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길은

낙엽이 되어 발밑에 떨어져 가으내 쌓였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작은 심장들의 속삭임

마른 잎에서 잎맥을 찾지 않듯이

메마른 머리에서 시를 찾지 않는다

오랜만에 편안하다

길은 자작나무 나무꼭데기에서 끝났다

사라진 길을 땅바닥에서 찾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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