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전날.
; 2주간 어떤 휴가를 보낼 것인가.

by 광장장


휴가 전날.


4년 만에 지내보는 1월의 서울이다. 매년 1월 한 달을 태국의 치앙마이로 향했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로 가는 건 기대도 안 했지만,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려 했던 국내의 한 숙소도 고민 끝에 취소했다. 좀 길게 머물 예정이라 예약처에 이런 저런 것들을 한참 물어봤는데 죄송하게도 취소하게 되었다고 연락을 드렸다. 서울에서 오시려 했던 거냐며 오히려 걱정해 주셔서 코로나 상황이 괜찮아지면 꼭 그곳을 방문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서울에서 일을 하지 않으며 보내는 일상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간 이 2주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종이와 펜을 꺼내 휴가 기간에 무얼 할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휴가기간 동안 할 것,

1. 하루에 한 권 책 읽기 / 2. 일본어 한 페이지 쓰고 번역하기 / 3. 매일매일 바닥 청소


그리고 하지 말 것.

1. SNS / 2. 영상물을 보는 것. / 3. 혼자 라면을 끓여 먹는 것.


올해 SNS의 피로도가 엄청났다. 이것도 코로나 때문이었다. 평소 가게의 상황을 SNS로 공지하고 피드백을 받는데 코로나로 인해 세웠던 행사들이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잦았다. 운영시간도 변경되고, 어떤 것도 확정할 수 없는 날들에 공지도 중구난방이었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스케줄 고지를 쉼 없이 해야 했다. 미안하게도 쉬어 주십사 이야기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휴가 땐 광장의 SNS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SNS 까지도 모두 쉬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브런치에 남긴다.)

마음이 바빠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서 책을 잔뜩 읽기로 했다. 코로나의 거리두기 시대를 보낸 1년 동안 광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4년간 정립해온 생활의 리듬이 모두 망가져 버린 탓에 사소한 일들을 매일 반복해 보기로 했다.

이 기록을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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