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중인 시사인에 추천이 되어 있어 오랜만에 연극을 보러 갔다. 얼마만인가... 까마득한 기억이다. 연극의 에너지를 즐기던 적도 있었는데 시간을 쉽게 맞출 수 있는 영화에 마음을 내주다 보니 연극을 본 기억이 멀다.
오랜만에 본 연극에서 느낀 생경함은 코로나 시대와 맞닿아 더욱 이질감이 크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연극이라는 매체를 보는 감동보다 내 눈앞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야기를 쏟아내는 타인에 더 큰 어색함을 느꼈다. 자유롭게 타인의 표정을 마주하던 일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타인에 이질감을 느끼기까지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광장에서는 식사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이고 나누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테이블에 머물다 사라지고, 내가 집중해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는 원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TV나 영화 같은 미디어 매체가 아닌 생생한 현장에서 집중하는 타인의 대화, 그 상황 자체가 낯설어 혼란스러웠다.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수집하는 즐거움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일상이 그립다.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워 연극에 집중하지 못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