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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원일 goldbranch Dec 14. 2020

지인 장사

손해 보는 장사라도

음악가의 꿈은 결국 ‘내 음악’을 하는 것이다.

다른 아티스트의 반주자나 편곡자가 아닌

자기 작곡, 작사, 연주의

‘내 작품’이라 할만한 것을 내어놓는 일이다.

그것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그로 인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


내 음악으로 먹고 사는 음악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아는 연주자 형이 20년 동안 반주 일만 하다가

오랜 꿈에 이끌려 드디어 자기 음악을 시작한다고 선언하고

마치 여름 한철 뜨겁듯 열정을 불사르고 거의 모든 재산을 쏟아

드디어 1집 음반이라는 결과물을 내었지만

지인 장사에 불과했던 음반과

지인 장사에 불과했던 공연이라는 그 한계로 인해

음악적으로는 만족했지만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결국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내 음악이 메인 잡이 되긴 어렵다.

세상에 이미 좋은 음악은 많고

잘하는 음악가는 이미 넘치고

유치한 수준의 싼 음악들도 무료로 공급되고 있으며

음악은 흔한 것이 되었고

단지 꾸준히 내어놓는 것만으론 관심을 끌 수 없는

이것이 현실이다.


모든 큰 일의 시작은 '지인 장사'이다.

음악이 잘 되는 것은 정답이 없으며,

단지 ‘성실하게, 제대로’ 라는 기본은 지켜야 한다.

지인들에게 아티스트라는 이미지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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