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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일 May 26. 2020

언더워터

물 속에서 길을 잃다

4년전 블레이크 라이블리 주연의 <언더 워터>란 영화가 있었다.

<언더 워터>는 한국 개봉 제목이고 이 영화의 원제는 <The Shallows>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얕은 바다'라고 번역되지만 이 영화에서 Shallow란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얕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한 여성이 뭍이 보이는 얕은 바다에서 상어와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The Shallows>는 몰입감이 대단한 영화였고, 이 영화 관람 후 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팬이 되었다. 

 

<언더 워터>란 영화는 좋아하지만 개봉 제목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under water에 단 한 번만 내려간다.


<언더워터>란 제목의 영화가 또 한 편 개봉했다. 4년전 개봉했었던 <언더 워터>와의 차이점이라면 "언더"와 "워터" 사이에 공간(space)이 없다. <언더워터>(Underwater)는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 예전에 개봉한 영화 때문에 억지로 이상한 제목을 짓지 않은 것은 잘한 일. 하지만 영화가 잘못됐다.


이 영화의 모든 사건은 underwater에서 발생한다.


<언더워터>는 심박하게 시작한다. 심해의 기지에서 재난이 일어나고 그 상황에서 물을 피해 생존의 사투를 벌이는 듯 영화가 시작되었다. 염색한 상태로 삭발을 하고, 간혹 안경을 쓰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액션 연기도 새로웠다. 물 속 특수 효과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을 연상시키는 잠수복 디저안도 볼만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초반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준 후 힘을 잃는다. 더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알 수가 없으니 괴물을 등장시킨다. 심박한 해저 재난 영화처럼 시작했던 이 영화는 아주 고리타분한 B급 괴수 영화가 되어 있었다.  영화 스스로도 관객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니 주인공의 몸매를 자주 노출시킨다.


만일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너무 좋아하여 그녀의 노출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 외 모든 다른 사람들은 보지 말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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