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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리 Mar 10. 2023

덴마크 스캐인 여행기 1

Toget går til Skagen 1

역시 여행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아침잠 많은 내가 6:45에 알람을 맞춰놓았음에도 6:00에 눈이 번쩍 떠졌다. 침대 안에서 꼼지락대다 이왕 일어난 김에 슬슬 준비해볼까 싶은 마음으로 벌떡 일어났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어젯밤에 챙겨놓은 옷을 입고 쓰레기를 주섬주섬 정리해서 내려왔다. 쓰레기와 종이, 플라스틱, 병을 분리수거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가 오려면 7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모니터를 보고 오늘 갈 곳을 다시 한번 검색해 본다.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보며 15분이 지나니 기차역에 다다랐다. 버스 정류장과 기차역이 붙어있어 따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충전기와 티켓구입기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좀 기다려야 해서 벤치에 앉아 이북리더기를 켰다. 한창 보고 있는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 중 '죽음'에 관한 파트를 읽고 있다. 삶보다 죽음, 어떻게 존엄하게 죽을 것인가. 죽음을 선택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라며... 그러한가. 그렇긴 한데 개인의 권리보다 자꾸 의무가 되뇌어지게 되는 건, 나는 남을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먼저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나와 다른 시각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건 굉장히 흥미로웠다.

ind(in) & ud(out)
좌석(여러 형태의), 내부 화장실도 잘 되어있다

기차가 도착했다. 교통카드를 찍고 탔더니 기차에 사람이 많이 없어 널널하다. 앞뒤 마주 보고 앉는 의자 중 하나에 앉아서는 작은 테이블에 이북리더기를 놔두고 물을 한번 들이켠다.

달리는 기차와 바깥 풍경

기차가 출발하자 'Toget går til Skagen(기차는 스캐인까지 갑니다'라는 방송을 한다. 이런 게 들리면 귀찮고 어려워도 조금 더 배울 걸 그랬나 싶다, 덴마크어. 물론 별로 써먹을 일이 없어서 2단계로 올라갔음 또 욕을, 욕을 하며 괜히 했다 불평불만을 했겠지만. 안 봐도 비디오지만, 언제나 하지 못하거나 포기한 건 기억에 남아서 아쉽기 마련인지라.

Skagen station 올보에서 스캐인까지는 기차로 딱 두 시간!

책을 조금 읽다가 쏟아지는 잠에 비몽사몽 모드로 한 시간을 잤다. 남은 시간은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비디오를 찍고. 그렇게 두 시간을 내리 달렸더니(물론 아주 많이 서다 가다를 반복했다) 목적지인 스캐인(Skagen)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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