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0일의 기록 3
12 km를 걸었더니(게다가 아침도 안 먹은 상태) 배가 급 고파서 뮤지엄 근처에서 먹을만한 곳을 검색했다. 중심지가 아니라 옵션이 많이 없었는데 지나다 바깥에 사람들이 앉아 커피를 마시던 곳에 다시 갔다. 밖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는데, 난 아무래도 하루종일(?) 땡볕에 걸었더니 더 이상의 햇빛은 무리일 것 같아 안으로 ㅎㅎㅎㅎㅎ 혼자 조용하게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조그만 식당 안에는 다섯 테이블 정도가 있었는데 할머니 웨이트리스와 중년의 웨이터가 왔다 갔다 하는 걸 귀로 들으며 창밖의 햇빛을 보며 기다리고 있자니 음식을 서빙해 준다. Roast beef래서 따뜻한 음식을 기대했는데, 여긴 덴마크잖아!!! 차디찬(?) 음식이 눈앞에 떡하니!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먹었다. 따뜻한 음식을 기대한 내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평소 한식이나 고기를 위주로 먹는 나에게 찬(?) 음식을 한번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던. Horseradish에 겨자를 섞은 소스인 것 같았는데(확실하지 않지만) 조금 다른 느낌의 알싸한 맛이 위에 올려진 가니쉬(양파 튀긴 것과 바삭한 식감의 하얀(?) 튀김)의 식감과 잘 어울렸다. 소고기 밑엔 빵이 깔려있는데 소스에 폭신한 느낌의...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나이 지긋하신 웨이트리스 분이 커피를 권했는데 망설이다 뮤지엄 방문 이후 커피를 마시는 게 좋겠다 싶어 나왔다.
Skagen에서 갈 곳을 꼽으라면 또 하나, Skagen museum. 평소 미술관 가는 걸 엄청 좋아라 하는(박물관도 좋지만, 미술관이 훨씬 눈이 즐겁다!) 나는 꽤 많은(지금까지 덴마크에서만 못해도 8-9곳을 간 것 같다) 뮤지엄을 갔었기에 이번에 스킵할까 싶기도 했지만 찾아보고 가기로 결심! 그도 그럴 게 코펜하겐 갔을 때 눈여겨봤던 작가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
빛을 엄청 잘 쓴다 싶었던 Anna Ancher라는 작가의. 알고 봤더니 부부가 작가였다. Michel Ancher와 Anna Ancher!
뮤지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을 꼽자면, 양 옆에 붙어있던 아래 두 작품.
그림 보는 재미는 쏠쏠했지만 조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좋은 그림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단 느낌이 드는 미술관이었다.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