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걷고 걷고 걷고.

by 널리

#11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었던 오늘. 아니, 아주 정확히는 Senhora da hora(보통은 많은 사람들이 Matosinhos라는 곳에 내려 해안길로 걷는단다)라는 곳까지 시내버스(2 €)를 타고 와서 거기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정확히 나의 순례길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스트라바앱과 애플워치 내장앱, 카미노 닌자(안드로이드에는 없다고 한다)를 다 켜놓았는데 셋 다 다른 결괏값을 내게 준다. 정확한 기록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종국에는 하나의 앱을 따르는 게 맞겠지, 뭐가 됐든.

포르투에서 시작하지 않은 까닭.

1. 공항까지의 루트가 지루하기도 하고 빠져나가기 어려워 버스로 마토지뉴스(Matosinhos)라는 곳으로 나와 해안길을 이용한다는 조언을 듣고. 나는 센호라 데 호라(Senhora de Hora)라는 어중간한(?) 곳에 내려서 오늘은 내륙길로 왔다. 엄청난 사이즈의 옥수수밭들을 연이어 지나치며:)

2. 갤러리 호스텔이라고 내가 묵은 숙소인데 어제 너무 맛있게 먹은 에그 타르트를 한번 더 먹고 싶어서. 조식이 8시부터라고 해서 여유롭게 아침잠을 잤다.


뭐가 더 적확할래나... 아무래도 실시간 추적 기능이 있는 애플워치 내장앱을 믿는 게 맞겠지?????

날씨가 덥다, 여긴 여름이다.


정말 곳곳에 순례자를 위한 표시가 되어 있다. 노란색 화살표만 봐도 반응하는 몸뚱이. 다른 의미에서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 같은.

잠시잠시 발에 숨통도 틔어주고 했지만 물집 잡히는 건 다른 얘기라... 터트리고 좀 걷다 보면 다시 같은 자리에 물집이 잡혀있는... 그래도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물집 터트려주니 심하진 않았다.


물 사러 마트 갔다 만난 한국인 모녀와 급 식사를 하고 내일 아침에도 같이 아침식사 때까지 걷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게 저녁을 흔쾌히 내셔서 아침 식사는 내가 대접하기로...


엄마랑 순례길이라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엄마아빠 다 모시고 오고 싶지만 아빠 다리가 견뎌줄지 의문이기도 하고 이젠 이런 강행군보다 더 편한 걸 원하시겠지 싶은... 어쨌거나 가족들이 급 그리워지던...


동영상 편집하려던 나의 계획은 안드로메다로, 내일 합시다!


순례길에서의 더 생생한 이야기는 아래의 유튜브로!

https://youtube.com/@humanveings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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