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생애 첫 피카냐 먹어보기.

by 널리

#27


먼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발길을 가볍게 하는지 산티아고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결론적으론 이 날도 13 km를 걸었더라). 단숨에 찾아간 알베르게는 청소 중이라 마당 의자에 앉아 함께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 노닥노닥. 15분쯤 기다리니 준비가 다 되었다면서 방 안내를 해주는데, 생각보다 더 좋다:) 더욱이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하고 왔기에 다 인용실(대개 6인용-24인용)이 아닌 4인용실로 안내를 해주고 아무 데나 내가 좋은 데를 골라 사용하란다:) Mucho gracias:) 방문 앞 1층 침대에다 짐을 풀었다.

짐을 풀고 오늘은 땀도 흘리지 않았으므로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그럼 오늘은 완전 로컬 식당엘 가볼까 싶은 마음에 주인장이 추천해 준 곳이 아닌 평점이 꽤 괜찮은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15분 정도 거리다, 많이 걷지 않았으므로 그 정도야 싶은 마음으로 마을을 구경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슈하스코를 시켰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주문이 불가하단다. 그래서 손짓발짓해 가며 추천을 해달라고 했더니 피카냐를 추천해 준다. 뭔지 모르겠지만 같은 고기 섹터에 있었으므로 그걸로 달라고 했다. 그리고 여느 때(?)처험 cerveza(맥주)를 달라고 했더니 병맥을 줄지 생맥을 줄지 묻길래 생맥을 선택했다, 지금껏 여기 생맥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다른 걸 마시고 싶었기 때문:)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고 있자니 갑분 부르스타와 불판이 등장한다?!!! 무슨 일이지 싶은데 또 고기 한 가득과 감자튀김의 등장. 그리곤 알아서 구워 먹으면 된다고 ㅎㅎㅎㅎㅎ 상황이 웃기기도 하거니와 부르스타의 등장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터라 어리둥절해하며 일단 불을 올리고 같이 나온 기름을 투하했다. 그리곤 머뭇거리고 있었더니 눈치로... '그냥 당신 취향에 맞게 구워 먹으면 돼'라길래 한 점씩 구워 먹기 시작했다.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도 모를 고기를 일단은 겉면을 익히고 잘라봤더니 안도 빨리 익는 게 소고기다. 마블링은 없지만 질기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구워볼 시간!!!


이리저리 구워가며 불판이 탈까 봐 불을 낮췄더니 그러지 말란다. 다 구워 먹고 봤더니 불판이 한국 불판처럼 오래도록 불을 머금고 있지는 않더라. 그저 팬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듯한. 취향대로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깉은데 커피나 다른 디저트를 먹을 거냐고 묻는다. 가장 현지스러운 식당에 왔으므로 커피를 시켜보기로 했다. 아침에 먹었던 Cafe Bombon을 시켰는데 영어를 하는 분이 와서는 위에 우유 거품을 첨가해 줄까라고 묻는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나신 분일까 궁금하지만 일단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한 대접을 갔다 주던...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단맛은 못 참지!!! 다 먹고 나왔더니 오늘 하루 잠시 Jump를 했지만 여유로이 한가했던:)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니 한국인 부부가 계셔서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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