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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리 Mar 07. 2023

차이: 지식 vs. 세대 vs. 인식 vs. 표현

2022년 7월 4일의 기록

친구와 대화하다 나왔던 이야기.

Y(30대 초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20-30대 친구들의 무신경함을 이해할 수가 없어.

K(40대): 왜?

Y: 난 적어도 이 분야에서 일을 한다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보단 어떤 사안에 대해선 예민하달까, 민감하달까(이 대화에선 PC*라고 쓰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가 안 돼.

K: 어떤 부분에서 이해가 안 되는데?

Y: 예를 들면, SNS를 통해서 사진을 올릴 때 무분별하게 현장에 가서 찍은 아동 사진을 귀엽다는 이유로 모자이크나 아무 처리 없이 올린다던가, 제삼자의 동의 없이 사진을 올린다던가 하는 것 말이야. 그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

K: 물론 그렇게 무분별하게 사진을 올리는 건 잘못된 행위지. 하지만 어려서 그런 것 아닐까?

Y: 어리다는 말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은데? 20대도 30대도 어리다고 표현하기엔 성인이고 그러지 않아야 한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

K: 그래? 모두 알고 있으려나?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나도 그런 사진을 올렸었거든,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 같아. 하지만 지금은 의도적으로 안 올리려고 하고 있고 올리더라도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거나 하는데... 40이 된 나도 이런 걸 보면 지금 막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발을 디디는 20대나 30대 초반인 사람들은 모를 수 있지도 않을까?

Y: 그렇다고 하기에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이나 학교 교과 과정의 변화로 그런 부분이 이전보다는(이전의 사람들에게라는 의미로) 많이 교육되어지고 있고 그걸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해. 그럼 알고 있는데 그리 행동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K: 아, 그렇게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세대별 차이일 수도 있겠구나. 그렇지, 만약 그게 교육이 된 세대라면 다르게 해석도 가능하겠다. 모르고 행하지 못하는 것과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크니까.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


Y: 그런데 언니 말도 일리가 있긴 하네. 그런 걸 아예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게. 그 부분은 나도 생각해보지 않았어. 당연히 다들 알고 있어야 하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

K: 본인이 인식하고 있는 것과 타인이 인식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그리고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어떻게 줄여나가나이고... 이런 게 있음 어떤 식으로도 좀 알려지면 좋겠다.

Y: 그러게, 그래서 난 소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사실들을 ㅇㅇㅇ에 따로 올리고 있어.​


K: 이야, 그것 좀 멋진데! 그런 맥락이었구나!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긴 힘들지만 이렇게 나 아닌 타인과 대화를 하고 대화를 통해 담론화를 시키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다 보면 정말 언젠가는(인간이 사라지기 전 어느 순간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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