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적인 마음 vs 직관
드래프트 데이(Draft Day)라는 영화를 보면, 미식축구팀 단장인 주인공은 전문가와 분석가들이 입을 모아 최고의 재능이라 말하는 선수보다 이상하게 다른 조용한 선수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찬양을 받고 있던 신인선수에게서 느껴지는 이질감(영화에서는 그 사람의 방어적 기제를 비춰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 맞물려, 구단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느낌에 따라 신인선수에 천금같은 리그의 첫번째 픽업 권리를 사용한다.
결국 이는 이후의 사건들로 인해 최고의 드래프트 결과로 평가받고, 주인공은 자신의 그러한 결단의 이유를 설명하는 한 가지 단어를 내뱉는다. “Gut feeling”
머리로 하는 결정, 분석적인 마음의 소리가 아닌 내면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따랐음을 뜻한다.
책 ‘트랜서핑’에서 바딤 젤란드는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The Mind(마음) vs The Soul’s Whisper(영혼의 속삭임)라는 단어를 썼다. (물론 작가는 러시아인으로, 러시아판에서 영문본, 그리고 한국어본이 출간되었다.)
Whisper(속삭임)이라는 단어를 썼듯이, 이는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이 영혼의 속삭임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이 사회의 펜듈럼(인간세상이 보편적으로 단정지은 정보들로 이루어진 에너지장)에서 벗어나 나의 내면을 지켜보아야 한다. 다른 이들의 책에서는 ‘내면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또는 명상 상태라던지 공의 상태, 불교에서는 ‘선정’에 든다고 하는 표현들과 일맥상통하다고 본인은 이해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우선 특정한 결정을 내리고 나서 잔상처럼 남는 나의 느낌을 지켜보라고 한다. 어떤 어색함이나 생경함이라면 그 선택이 내가 원하는 다른 차원으로 데리러 가는 것이 될 수 있기에 좋은 신호이고, 뭔가 찜찜하고 기쁨이라 할 것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계속 내가 스스로에게 그 정당선을 설명하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그 길로 가지 말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요즘 회사의 매출 상승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이 상황에서 임원진은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수의 이슈들에 대해 모든 것을 낱낱이 보고받길 원한다. 모두가 본인들의 보스에게 ”나 이만큼 알아요. 내가 이렇게 많은 문제을 처리중이에요.“ 라며 어필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나 같은 중간관리자가 노하우나 실력으로 문제를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사라지고, 그저 문제를 정리해서 위로 보고하는 하나의 ”툴“로서만 쓰이는 것을 느끼며, 과연 나의 Gut feeling은 언제 명료하게 찾아올까 자주 생각하게 된다.
트랜서핑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펜듈럼에 대항하고 화내는 것은 그들에게 먹이를 던지는 일이며, 이것이 진정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기후변화, 국제 정세, 경제성장률, 물가 상승, 개인주의 심화 같은 주제들은 인간의 관심과 걱정이라는 에너지를 먹으며 그 펜듈럼 각자의 힘을 유지하고 키워나간다.
나의 고민도 이 직장인의 한계와 설움이라는 펜듈럼일지인데, 내가 일을 통해 얻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내가 관리 가능한 부분과 아닌 부분의 선을 정확히 하고, 주어진 업무를 해나가며 꾸준히 다른 기회에 눈을 돌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 일을 하며 나의 역량과 다른 기회와의 접점을 탐색해 나간다. 이 상황에 대해 Surrender 항복하자. 그리고 분석적인 마음을 내려놓고 내면의 울림이 들리도록 스스로 계속 훈련하자.
삶은 나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 지금 겪는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된다. 그러다 보면 만나겠지, 뭔가 자꾸 눈길이 가는, 피할 수 없는 Gut feeling을.
여러분의 찜찜함은 무엇인가? 자꾸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