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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 Gwon Sep 13. 2024

일본 북큐슈 소도시 여행

기타큐슈 & 시모노세키 & 모지코 - 2017


첫 해외 여행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서 막내 생활을 시작하던 그 날

나는 첫 해외 여행을 떠났다

나는 어릴적 부터 해외경험이 전무였고

그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사람중에 한명이었다

한국에서 나는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는 그런 평범한 취미를 가진 청년이었달까


그런 삶이 조금씩 무료해졌을까?

내가 다녔던 회사의 팀원들은

휴가철마다 연차를 덧대가며 해외여행을 즐겨다녔고

회식때마다 그런 여행 후기를 들으며

나도 한번 다녀와볼까 하는 생각으로

조금씩 해외여행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여권을 만들고 나처럼 해외경험이 전무한 친구를 꼬셨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가장 친숙하고 난이도가 쉽다는 일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오사카, 도쿄는 전세계적으로 인기 관광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고 서울 같다는 얘기에

우리는 일본의 소도시를 가기로 했다

2박 3일 여행이었다





일본의 초여름


우리는 새 종이 냄새가 나는 여권을 들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동안 경기도 어느 시골에서 서울을 오다니며

세상을 어느정도 알았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 곳 인천공항은

다시는 잊을 수 없는 새로운 감각으로 새겨지게 되었다


공항 출국장과 입국장에 나는 냄새가 달랐다

공항 유리창들 사이로 일광이 비추었고

유리창의 그림자와 지나가는 사람들 그림자가

서로를 부딪히며 각자의 길을 향하고 있었다


쟈가리코, 아사히 맥주


우리는 기타큐슈공항에서 고쿠라역으로 움직였고

호텔에 짐을 풀고 세븐일레븐에서 간단한 요깃거리와

한국의 카스처럼 일본 대표 맥주 아사히를 사왔다

카루비 쟈가리코(맨 왼쪽 초록색 과자)는 나의 첫 해외에서 먹은 음식이자

이제는 일본에 가면 매일 1개씩 꼭 사먹는 나의 최애 과자가 되었다


가볍게 친구와 맥주를 한잔하며 고쿠라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이 곳은 은하철도 999 작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살았다고 하여

역 주변에는 은하철도에 관련된 관광상품들과 팜플렛들이 있었다

이 때는 오타쿠 문화에 빠지기 전이라 관심이 없던 터라

우리는 리버워크 기타큐슈로 가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리버워크 다리에서

5~6월의 일본은 섬나라답게 무척이나 습했다

5분만 걸어도 땀이 주륵주륵 흘렸다

초여름의 날씨도 이런데

이 곳의 여름은 도저히 알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그림자를 찾으러 다녔고

에어컨이 있는 건물 - 길 - 건물로 움직였다


리버워크는 우리나라 아울렛처럼 예쁘게 꾸며놓은 쇼핑 타운이었다

그때 나는 컨버스 단화를 신고 갔는데

너무 많이 걸은 나머지 발이 너무 아파서

버켄스탁의 아리조나 블랙을 3400엔사서 신발을 갈아 신고 여행을 했다

이것 또한 첫 해외에서 쇼핑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우리나라 ABC마트에서 더 싸게 팔던...


하지만 이 샌들은 그 후로

세계여행을 하면서 나와 함께 모든 나라를 함께한 신발이자

2024년 지금 이 순간에도 블로그를 쓰며 신고 있습니다

(이제는 은퇴를 하려듯 샌들이 너무 말랑?해져버렸다, 내년 시즌에는 아마 보내줘야할 것 같다)





시모노세키역으로


어제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고쿠라에서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시모노세키로 이동하기로 했다

시모노세키를 가는 이유는 그때 우리는 생선회에 미쳐있었고

수산시장에 가서 신선한 회를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곳으로 아주 적합한 시모노세키에 위치한 카라토 시장에 가기로 했다

시장은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어서 그런지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오전 5시부터 시장을 열었고 내 기억으로는 2시쯤에 닫았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술이 덜 깬 상태로 체크아웃을 하고

기차를 타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

호텔에 체크인을 했더니 오후 3시를 넘겼다

숙소에 짐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카라토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에 도착하자 이미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여 정리하는 분위기였디

우리는 내일 귀국을 해야하기 때문에 다시는 이곳을 들릴 수가 없었다

매우 아쉬웠기 때문에 2층에 스시집으로 발을 돌렸다


참치대뱃살 초밥 (350엔)
어느 순간 쌓인 접시


회전스시집은 한국에서도 많이 가봤기 때문에

우리는 약간 품질이 떨어진 스시를 먹는 것이 아닐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며 1개씩 집어먹기 시작했고

그 신선한 맛에 취해

어느새 우리 앞에는 접시들이 쌓여갔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모지코로 향하였다

시모노세키와 모지코로 향하는 길목에는 바다가 자리잡았고

그 곳을 연결하는 다리와 간몬해저터널이 있었다

해저터널이 생소했던 우리는 터널을 통해 걸어가기로 했고

올때는 페리로 돌아오기로 했다


모지코 전경


모지코는 약간 유럽 휴양지느낌의 작은 소도시였다

관광지답게 관광상품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고

온갖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모지코 맥주 공방 바이젠 맥주 320ML(480엔)


현재는 가게를 이전하여 이제는 없어진 모지코 맥주 공방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카레에 물대신 맥주가 들어갔다고 하여 유명한 맥주 야끼카레를 먹었다

첫 일본 카레이자 맥주로 만든 카레라 그런지

맛은 매우 고소했고 카레 향이 한국에서 먹던 카레보다 더욱 강렬했다

가끔 그 맛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 카레를 먹으러 가라고 한다면 나는 갈 수 있을 맛이었다


어느새 저녁이 되어 우리는 페리를 타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

카이쿄유메타워로 향했다

이 타워는 꽤 높은 곳에서 도시의 전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도시마다 타워와 관람차가 하나씩 있다

일본은 익숙하면서도 이런 부분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있어서 그런지

나는 사실 이런 전망대와 관람차에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건물들이 낮아 그렇게 높지 않은 전망대도 높게 느껴졌고

막상 전망대 올라가서 도시를 한바퀴 돌다보니 진짜 일본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느껴졌다

한동안 전망을 바라보며 우리는 마지막 밤을 즐기러 호텔로 향하였다



마지막 밤도 친구와 술을 한잔하기로 했다

우리 호텔 1층에 있던 이자카야에 가기고 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꼬치도 무척이나 맛있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서

어디였는지 기억이 도무지 나지 않는다

그저 입맛을 자꾸만 다실 뿐


호텔 1층에서 팔던 연어 400엔(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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