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아버지와 화해를 한 사건이다. 은퇴 후 재테크 달인이 된 우리 아빠는 추석을 맞아 본가를 방문한 딸에게 증권사 어플을 설치하고 계좌를 개설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재테크 공부라고생각했나 보다. 그 과정에서 89년 5월 생인 나는 89년 6월에 개설된 증권계좌를 발견했다. 어릴 적 아빠의 혈기에 눌려 상처 받았던 딸은 지금껏 온전히 사랑받지 못했다는 아픔에 시달려 왔었는데, 나의 탄생을 기뻐하며 만들었다는 89년 6월 계좌를 알게 된 순간 그제야 평생의 맘 속 체증이 내려가며 눈물이 왈칵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