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기억해

by 주렁양

관계는 참 어렵다. 살면 살수록, 그런 것같다. 작년 이맘 때즈음, 내가 리더로 있는 오래된 모임에서, 오래되고 깊은 관계를 가진 A와 상처를 주고 받고 헤어지게 되었다. 그것은 내게 큰 상처였다. 가족과 같이 생각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A와의 이별은 두고두고 내게 어렵다. 이번에 B가 모임을 떠나려 한다. 그런데, B가 말하고 다닌 것이, 'A가 리더때문에 이 모임을 떠난 이유를 알겠어.' 라는 거란다.



기가 막혔다. A와 나의 사이는 벌써 8년이다. 우정여행도 몇번 다녀왔고, 둘이 함께 쌓아온, 시간과 추억이 얼마인데.. 모임에 들어온 지 2년 좀 넘은 B가, 그것도 모임에 1년 반은 거의 나오지 않다가.. 나가면서 한다는 말이 그따위라는 것을 건너 듣고는 마음이 무너졌다. A와의 이별이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건 함께한 세월에 인함인데.. 니가 감히.. A와 너를 빗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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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했다. 억울해서 미치겠다. 그렇다. 화나고 지쳐서 그냥 이 모임을 깨버릴까라는 마음도 든다. 나도 마냥 좋아서 이 모임을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그렇다. 깨면? 앞으로 내게 관계의 문제가 없을까? 흔든다고 흔들리면, 내가 B와 다른 건 뭘까? 나은 사람이라고 증명하고 싶은 맘도 있지만, 그 생각으로는 버틸 수 없다. 그냥, 내가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말에 '내'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B야. 니가 말하는 나는 니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나겠지. 너는 니가 나쁜 사람이 되기 싫은거야. 차라리 솔직하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솔직하지 못하니? 차라리 대놓고 말하면 좋겠지만, 어쩌면 너도 널 모르겠지. 문제를 회피하는 니 성격이 문제가 뭔지를 파악조차 못하는 거겠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사는 게 쉬우니까. 관계의 어려움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생기는 거야. 너와 A의 문제는 그걸 뚫을 힘이 없는거야.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네 문제야. 그러니까 난 흔들리지 않을꺼야. 그건 내게 의미가 없어. 날 흔들려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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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오늘. 일부러 이걸 남기는 이유는, 오늘의 고통을 기억하고. 훗날 이것이 아픔으로만 남지 않으리라는 기대에서이다. 묵묵히 걸어가다가 어느날 이 글을, 더 단단해져있는 내가 보게 될 것이다.



1초 뒤부터,

나는 한 발을 내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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