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으로 제주에 갔다.
생일날, 부모님이 먼저 올라가시게 되어 공항에 갔다.
가던 길.
잠시 찾아온 우울감에
푸른 바다도 하늘도
잿빛처럼 보였다.
공항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부모님 내리시는 걸 기다리는데,
갑자기 눈앞에 꼬맹이가 알짱거린다.
‘이모’ ‘이모’
5~6살 되어 보이는 사내 녀석이 개구진 얼굴로
나를 보며 ‘이모’라 한다.
순간, 다른 사람이랑 착각했나?
아니면, 얘가 나한테 왜? 당황해서 얼굴이 굳었다.
그런 내 얼굴과 마음과 상관없이
아이가 말했다.
‘이모, 치마 입어서 참 예뻐요.’
더 당황했지만, 난 ‘그래. 고마워’ 말하고
황급히 자릴 떴다.
아이가 오지랖이 넓은 건지,
원래 그런 말을 잘하는 아이인지,
나는 잘 모른다.
..사랑받고 싶다는 것.
..인정받고 싶다는 것.
끊임없이 왜 이걸 갈구하는 걸까.
뭐, 뭐가 되었든,
낯선 아이에게 들은 ‘예뻐요’
라는 말은,
생일날 100개 넘은 카톡보다
더, 내게 위로가 되는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