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만 원

by 주렁양




오랜 친구 넷이서 여행계를 했었다.

그 계는 여러 사정상 깨고, 여행 스타일이 맞는 한 친구와

둘이서만 계를 이어갔다.


한달에 삼만원.

일본을 가기로 했건만,

일본과 사이가 안좋으니 갈 수가 없었다.

그러다 코로나도 터졌다.

올해 초. 친구가 먼저, 안되겠다. 우선 제주도라도 가자 했다.

하지만 단 두 사람인데도 일정이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가을에 다시 날을 잡고 가자고 약속을 했다.


그러던 중.

친구가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친한 사람 중, 처음이다.

오늘. 은행 계좌를 보다가

친구가 4월부터 돈을 넣지 않을 것을 보았다.

톡으로 연락했다. '계속 할꺼야 말꺼야?'


내 깊은 내면에, 아주 작은 의문이 들었나보다.

친구가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당연히

'까먹었냐? 어서 돈 넣어' 라고 했을텐데.


..친구도 고민했다.

그리고 우린 계속 넣기로 했다.



앞 길은 알 수 없다.

우리가 정말 갈 수 있을지 없을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미리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친구와 놀러가고 싶다.


우린 그래서

매달 삼만원의 희망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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